[사설]

공동화를 겪는 도심과 신규개발 택지지구의 교실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교육문화복합시설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충북의 첫단추를 끼운 청주 용암동 상당초에 이어 청주 복대동 복대초가 두번째 대상학교로 선정됐다. 이전 대상지는 택지개발이 진행중인 청주 가경 홍골·서현지구의 가칭 서현2초다. 택지개발에 맞춰 오는 2023년 3월 개교예정인 만큼 시간이 많지 않다. 자칫 시급을 다툴 수도 있었던 현안이 교육문화복합시설로 매끄럽게 처리된 셈이다. 그런만큼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잇따를 전망이다.

교육문화복합시설은 학생자원이 부족한 학교를 교실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신규택지로 옮기는 게 골자다. 대신 옛 학교 자리에 미래형 교육인프라를 구축, 학교밖 교육 실현과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를 통해 학교 문을 닫아야 하는 곳과 학교 신설에 목을 매는 곳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한마디로 학교신설이란 난제를 푸는 동시에 원도심을 살리는 획기적 방안이다. 그럼에도 이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했던 것은 인근지역 주민 반대 등 기존 학교의 이전이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상당초에 이어 올해 복대초가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상황이 적잖이 바뀔 듯 하다. 학생수급이 제대로 안되는 학교는 대부분 오래된 택지지구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수급차질은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복지시설 등 주변여건은 뒤떨어지는게 보통이다. 학생 유입이 안되는 동네는 더 침체되고 경기도 동반하락하게 된다. 대신 도서관이나 교육·문화센터 등 새로운 미래형 교육인프라가 설립되면 상황은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주민들이 받게 될 복지혜택이 커지면서 신규 유입의 기대도 커진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복대초 교육문화복합시설 선정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첫째 공공택지개발지구의 초등학교 신설 문제의 모범답안을 보여주면서 다른 학교에 자극제가 됐다는 점이다. 둘째 최근 부지 맞교환으로 가능해진 솔밭초 증축과 함께 초등학교 교실수급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셋째, 행정기관 주도의 원도심 활성화 사업이 여러 기관의 참여로 진일보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학교와 택지 등 여러 여건이 맞아야만 가능하지만 교육문화복합시설이 더 주목을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신규택지에서 초등학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라는 신조어가 말해준다. 이런 곳에 들어오는 주민들은 유·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가 많다.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반면 학생이 줄어드는 도심지역은 공동화의 그늘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 정도라면 교육당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자체가 나서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는 교육당국의 일일 뿐이었다. 지자체가 거든다면 그 효과는 몇배가 될 것이다. 이제라도 지지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태도가 요구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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