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북극의 얼음이 녹고 있다. 남극도 빙하가 녹아내리며 지표면이 드러나고 있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봄은 빨리도 다가와 우리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서울의 벚꽃 개화가 3월 27일이라는 기상청 발표가 있었는데 이는 최근 100년 사이에 가장 이른 시기라고 한다. 일찍 벚꽃놀이를 할 수 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여 봄이 일찍 다가와 식물들의 생체주기가 변하며 개화시기가 빨라지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더 빨리 뜨거워지고 있다. 지구의 평균지표온도가 1880년부터 지금까지 0.5℃ 상승한데 비해 우리나라는 1912년부터 지금까지 1.8℃나 상승했다.

지구의 온난화는 어느 한 나라나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세계 각국이 같이하며 125개국이 참여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비준했으며, 도쿄의정서 체제가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했던 것과는 달리 모든 국가가 자국의 상황을 반영하여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는 보편적인 체제로 전환하였다. 파리협약은 2016년 11월부터 발효되었다. 그런데 예측불허의 전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파리협약 공식 탈퇴를 선언하고 절차를 밟기 시작했고 지난 11월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탈퇴를 완료할 예정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조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미국의 파리협약으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지난 22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세계기후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개막연설을 했다. 그는 '최악의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있게, 향후 10년(2030년까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우리는 지구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유지하게끔 노력해야 합니다.'라며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영국은 1990년 대비 68% 감축을, 유럽연합은 55% 감축을 목표 값으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일본도 2013년 대비 46%로 감축하겠다고 했고 중국도 2005년 대비 60~65% 감축 목표를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했고 이에 따라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기로 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온실가스배출국이고 미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일본이 5위이고 한국은 9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중국과 비교하면 17분의 1정도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의 사람들을 괴롭혔다면 지구온난화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힘들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지구 온난화는 이상기후 발생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자연재해의 급속한 증가로 나타난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다. 대홍수가 발생하고 가뭄으로 고통 받는 지역이 늘어나는 사막화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또한 지구 온난화 현상은 이산화탄소 농도를 증가시켜 혈당이 높아져 인슐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전염병의 증가와 영양실조로 인한 질병의 증가를 경고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가장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해수면 상승이다. 온난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의 해수면은 해마다 3~4㎜씩 상승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에 의하면 2050년이 되면 저지대 섬들은 더 이상 사람들이 살수 없는 곳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도양의 섬나라인 몰디브는 해수면 상승을 우려해 2m 높이의 인공섬을 20년이 넘게 만들어 오고 있다. 그래도 안심할 수 없어서 다른 나라의 더 높은 지대의 땅을 매입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지금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 지구 온난화를 막아내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내게 다가온 일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때이다. 우리가 경험한 때이른 벚꽃의 아름다운 만개가 지구가 보내는 경고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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