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동구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아내가 김장김치가 떨어져서 김치를 새로 담그던지 사서 먹어야겠다고 걱정을 한다. 매년 이맘때쯤 김치를 너무 좋아하고 잘 먹는 우리 집에서는 김장김치를 다 먹고 자칭 김치 보릿고개라고 하는 김치 부족시기를 맞는다. 그러면 아내는 봄철 채소로 겉절이김치를 담그거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국산 김치를 구입하곤 한다. 국산 김치가 너무 비쌀 경우 수입산 상품김치를 사서 먹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고, 우리나라 상품김치로 대부분 사용되는 중국산 김치의 '알몸 절임배추 영상'이 퍼진 후 수입산 김치에 대한 품질의 신뢰성과 안정성이 의심을 받고 있어 걱정이다. 대부분 중국산인 수입 김치의 잦은 위생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외식업체나 음식점에서 중국산 김치를 내놓는 이유는 국산 대비 값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족의 먹을거리와 관련해 가장 큰 고려대상은 안전성과 신뢰성이다. 저렴하다고 위생이 불량한 음식을 제공받아서는 안 된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수입김치 안전·안심대책'을 통해 수출국 제조업체 현지실사, 통관 시 수입식품검사 강화, 유통시 위생검사 등 수입산 김치의 위생 및 안전관리를 3중으로 강화하겠다고 하니, 철저하게 이행되어 수입김치 주요 소비처인 일반 음식점에서 안심하고 김치를 먹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또한, 수입산이 국산 김치로 둔갑해서 공급되지 않도록 관계기관의 유통경로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하여 국산 김치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제고하고, 국내 생산업체들에게 수입산 김치에 맞설 수 있는 다양한 고품질 김치 개발, 신 유통채널 발굴 등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 국산 김치 소비촉진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농산물로 만든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음식점에 대해서는 정부나 지자체가 협력해서 국산 김치 사용 음식점으로 인증해 주고, 온·오프라인으로 홍보하고, 국산 김치 구매에 대한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도 검토해 볼 만하다.

김동구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김동구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아울러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음식점에서 밑반찬으로 나오는 국산 김치를 당연히 공짜로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바꿔 품질 좋고 믿을 수 있는 국산 김치는 음식 값에 포함될 수도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음식점에서 조금 비싸더라도 신선하며 믿을 수 있고 안전한 국산 김치를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김장김치가 떨어져 김치 보릿고개가 와도 걱정 없이 김치를 사 먹을 수 있고, 아무 음식점에서도 믿을 수 있는 국산 김치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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