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철도망 계획에 청주도심 통과 노선을 반영하기 위한 충북의 활동이 정점을 찍었다. 지난달 공개된 제4차 구축계획 초안에 대한 의견수렴이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진행된 여러 분야의 촉구성명과 국민청원 등도 일단락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여야 정치권의 지지 목소리도 나왔고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주장도 잇따랐다. 그럼에도 반영에 대한 현실적인 전망은 어둡다. 하지만 도심통과 노선의 필요성과 타당성은 분명하다. 이를 포함한 광역철도망 구축여부에 청주는 물론 충청권 전체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반영여부와 관련된 주변여건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국민의 표를 먹고사는 정치권의 개입이 두드러졌지만 실제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영을 촉구하는 지지 일변도였지만 정치적 수사(修辭)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일각에서 기대했던 국민청원 참여는 우리의 역량과 현실을 보여준다. 최근 이장섭 국회의원이 언급한 '정부의 검토'는 반영 가능성보다 차선책의 명분이 될 수 있다. 정치권의 반영 지지 언급보다 시민들에 대한 설득력 부족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기류에도 불구하고 충청권 광역철도망 청주도심 통과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충청권의 미래가 달려있는 메가시티의 첫걸음이자 밑거름이다. 청주까지의 철도연결이 빠진 충청권 메가시티는 허상(虛像)이다. 메가시타는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이며 충청권 메가시티는 수도권 초과밀화, 초집중화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다. 따라서 정부도 결코 소홀해 해서는 안될 사업이다. 그런 사업의 중추가 빠졌다면 관련부처에서 먼저 지적했어야 옳다. 이런 까닭에 이제라도 청주도심 통과 주장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철도망의 청주도심 통과는 시대적 요구 차원에서도 수용돼야 한다. 환경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우리나라 교통체계가 대중교통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다. 철도는 시내버스(트램 포함)와 더불어 도시 대중교통의 근간을 이룬다. 게다가 철도는 인근 도시와의 연결면에서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 월등하다. 광역권을 감당해야 하는 운송수단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 그런데 청주는 대중교통의 분담률이 20%도 안된다. 관련 수단으로 시내버스가 유일하며 도시규모 등을 따지면 전국에서 최악이다.

결국 청주를 포함한 광역경제권이 되려면 철도를 이용한 대중교통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미래 교통상황을 감당할 수 있다. 충청권 광역철도망과 관련해 사실상 주사위는 던져진 상황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고 가능성은 있지만 의견수렴으로는 어림없다. 목표의 30%에 그친 국민청원 참여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주장하는 반영 이유는 제한적이지만 필요와 타당성 만큼은 확실하다. 철도 청주도심 통과가 만드는 내일이 이를 말해준다. 국지적이라는 이유로 외면해서는 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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