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교수

새벽비가 자주 내린다. 뒷동산을 오르는 아침운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짜증스럽다가도 농부님들에게는 반가운 비겠구나 하곤 또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데 요즘은 기상청 홈페이지의 날씨 예보를 자주 찾게 된다. '내일 아침에도 비가 오려나?'하고 말이다. 으이구, 또 비가 온다는 예보네, 아침운동 하긴 또 글렀구먼, 헬스클럽에 등록을 해야 하나 고민한다. 아침의 신선한 숲속 공기가 정말 좋았는데 말이다.

요즘같이 자주 내리는 비를 맞다보면 동남아에서 볼 수 있는 스콜(squall)이 떠오른다. 스콜은 열대 지방에서 내리는 소나기이며 우기에는 안 오는 날이 없을 정도로 자주 내린다. 이런 스콜과 유사한 형태의 소나기가 한국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꼽는 이들이 많다. 한국의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뀌면서 여름에 자주 내리는 국지성 호우가 열대지방의 스콜과 유사한 형태를 띤다는 것이다.

어떤 기후 전문가는 '한국형 스콜(급성 강수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국지성 집중호우를 동남아의 스콜과 같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유사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비가 내리고 금방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습한 공기 중의 수증기가 일시적으로 증발하게 되고 이는 또 다른 비구름을 형성하게 된다. 이른 여름이 시작되고 장마의 시작이 빨라지며 많은 수증기를 머금고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순식간에 비구름이 만들어지고 결국은 국지성 호우로 더해지게 된다고 한다.

이런 기상이변 현상은 지구의 기후변화에 기인하는 것인데 그 원인은 우리 사회가 산업화하며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탄소배출량이 급속도로 증가했고 결국은 지구의 온난화를 가져왔다.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탄소 배출량의 증가율이 1990년대에는 1%였는데 2000년대에는 3.3%로 증가했다. 지구의 온도 변화는 1970년대에 비해 지금은 섭씨 1도 이상 증가하였다. 이런 기온 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지금도 나타나고 있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만년설로 덮였던 언덕의 맨땅이 들어나며 북극 지방의 식생이 바뀌고 있으며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동물들이 출몰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아름다운 여행지로 각광받는 몰디브라는 나라가 수십 년 내로 사라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며 몰디브 정부는 20년 이상의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인공섬 훌후말레를 만들었다. 모래를 쌓아 2m 높이의 인공섬을 만들고 도시를 조성한 것이다. 하지만 22세기가 시작되는 2100년이 되면 21세기가 시작되던 때와 비교하여 해수면 높이가 1.1m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전망하고 있으니 지금 하고 있는 몰디브의 노력이 허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염려된다.

현대인의 에너지 사용량은 늘고 있고 온도를 낮춰줄 숲의 면적은 주는데 비해 콘크리트로 만들어지는 도시는 점점 팽창일로에 있어서 국지성 호우와 같은 한국형 스콜 발생의 빈도가 높아지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지구 온난화는 한 나라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가 나서서 서로 협력하며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파리협정의 이행이 시작되는 첫해에 '2021 P4G 서울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탄소중립의 비전을 발표했으며, 2018년 제1차 코펜하겐 정상회의에 이어 올해 제2차 P4G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환경 분야에서의 보다 중요한 협력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나 환경의 문제는 전 지구적인 문제이며 개인에게도 바로 코앞에 와있는 곧바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어떤 것이든 이전과는 달리 최소한의 소비와 이용으로 환경오염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후손들에게 살만한 지구를 물려줄 수 있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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