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정구철 기자]최근 들어 충주지역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충주에서는 불과 2년 전까지만해도 과잉 공급으로 아파트 가격이 분양가에도 못미치는 현상을 보였지만 불과 2년 사이에 새로 공급된 아파트와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

충주지역 뿐 아니라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규제가 없는 중소도시는 비슷한 사정이다.

수도권으로 몰렸던 투기세력이 강력한 규제에 따라 지방으로 눈을 돌리면서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의 실수요자들이 짊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본보는 외지 투기세력에 따른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부작용을 짚어 보고 전문가들을 통해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충주지역 아파트 가격이 최근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나 신규 택지지구의 신축 아파트 등 상승요인을 갖고 있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지역의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7∼8월 께 입주를 시작한 충주 호암택지지구의 신축 아파트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입주 당시에는 분양가인 2억7천∼2억8천만 원 보다도 2∼천3천만 원 정도 낮게 거래됐지만 현재는 분양가에 비해 1억2∼천1억3천만 원 정도 오른 4억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수년 전에 분양한 연수동 옛 중원군청 부지의 센트럴푸르지오 고층아파트의 경우, 같은 평형대가 무려 5억원 정도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용산주공아파트의 경우, 불과 2년 전만 해도 13평형 아파트가 3천만원 대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무려 4∼5배나 오른 1억5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가격이 이처럼 올랐지만 실제로 거래가 이뤄지는 일은 뜸한 편이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은 너무 오른 가격 때문에 꺼리고 팔려는 사람은 추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매물을 내놓지 않아 전반적으로 거래가 거의 막혀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계약갱신 청구권 기간이 2년에서 추가 2년 연장돼 전세기간이 늘어난데다 은행이율이 낮아 집주인들이 전세 놓기를 꺼리다 보니 전세 만기자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려해도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충주지역에서 재건축과 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한때 분양가 이하까지 떨어졌던 나머지 아파트들의 가격도 거의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충주기업도시에 입주한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경우, 분양 당시만 해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분양가에도 훨씬 못미치는 가격에 매물을 내놓아도 거래가 거의 안됐지만 현재는 분양가보다 오히려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지난해 호암택지지구에만 5천세대 이상의 아파트가 공급된데다 충주시의 인구는 지난해 말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아파트 가격 상승이 수요와 공급 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은 아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충주지역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것은 수도권 규제로 투기가 어려워진 외지의 투기세력들이 규제가 없고 수도권과의 교통편의가 용이한 충주 정도의 중소도시로 몰려와 아파트를 대량으로 사들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외지 투기세력들은 주로 가장 수요가 많고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는데다 임대를 놓기에도 용이한 1억 원 이하의 소형아파트나 재건축 아파트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현재 재건축이 추진 중인 용산주공아파트를 비롯해 재건축 추진이 거론되는 교현주공아파트도 가격이 서너배 이상 올랐으며 연수주공 1단지아파트, 세경아파트 등도 이미 가격이 크게 올랐다.

문제는 외지 투기세력들로 인한 아파트 가격 상승이 지역의 실수요자들에게는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셋방을 전전하는 서민층이나 지역의 청년층들에게는 이같은 아파트 가격 상승이 내집 마련의 기회만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공인중개업사 L(59)씨는 "외지 투기세력들은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이익을 챙겨 떠나버리지만 지역민들은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를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려해도 오히려 돈을 더 보태야 하는 형편"이라며 "아파트 가격 상승이 지역 실수요자들에게는 오히려 부담만 늘려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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