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장병갑 사회·경제부장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에 이어 얀센과 모더나 백신이 이번 주 국내에 들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이 원활해지며 접종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백신 접종은 더디기만 했다. 백신 공급량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부작용을 우려해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였다. SNS 등 인터넷에 떠도는 다양한 부작용 사례는 백신 안전과 효과에 의심구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4월 27~29일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백신 예방 접종을 받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61.4%였다. 이는 지난 3월 68.0%에 비해 6.6%p가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중복응답으로 '이상반응 우려 때문에'(84.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의학계는 백신 관련 사망이나 중증 부작용 사례는 매우 드문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백신 접종을 당부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소위 '백신의 힘'을 경험하고 있다. 집단감염 속에서 백신 접종자만 음성 판정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충북 괴산의 한 교회에서 예배에 참석한 신자 23명 중 유일하게 감염되지 않은 사람은 백신 접종자였다.

조사 결과 예배 참석 열흘 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차 접종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했던 미국 백악관이 다음 달부터 사무실 근무를 재개한다고 한다. 백신 접종 영향으로 최근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3월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일상으로의 복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2월 하루 사망자가 1천명을 넘어 위기로 내몰렸던 영국. 지난 1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영국에서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영국은 성인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48.9%가 백신의 2차 접종까지 마쳤다.

반면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나라들이 최근 백신 부족과 확진자 증가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잘하고 있다'는 자만심에 방역 의식이 느슨해진 탓이다.

장병갑 사회·경제부장
장병갑 사회·경제부장

'K-방역'으로 세계의 부러움을 샀던 우리나라도 백신 부족 등으로 불안감이 높았다. 지난 2일 오후 9시 기준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모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1일) 597명 보다 58명 증가했다. 방역이 뚫리는 것은 한 순간이다. 한시라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얀센과 모더나 백신 접종이 이달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코로나19도 백신 접종으로 출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가족과 이웃, 무엇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백신 접종을 미뤄서는 안된다.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방역의 최일선이라면 백신접종은 방역의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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