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등 전국 가톨릭 신자 3천명 다녀가

‘열차 관광도 하고, 신앙심도 키우고…’.

‘땀의 증거자’ 최양업 신부가 묻혀 있는 제천 배론성지가 열차 성지순례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배론 뿐만 아니라 도내 괴산 연풍, 진천 배티성지 등도 열차 성지순례 코스로 개발, 지역의 부가가치를 키워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25일 제천 봉양읍 구학리 베론성지 측에 따르면 지난해 열차 성지순례가 첫 선을 보인 이후, 기차를 전세내 배론 현지를 찾는 수도권 가톨릭 신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열차 성지순례는 이른바 관광열차를 종교에도 접목시킨 경우로, 관광과 종교적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배론성지 한 수녀는 “지난해 1천여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찾은데 이어 금년에는 서울, 수원신자 2천여명이 전세 열차를 이용해 성지를 찾았다”고 밝혔다.

가족 단위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서울 청량리역 집결 ▶여행중 기차안 미사 ▶배론성지 인근의 구학역 도착 ▶구학역~배론성지 4㎞ 보도 이동 등의 과정을 거쳐 배론 현지에 도착하는 코스를 택하고 있다.

이후 배론성지에서 점심을 해결한 후 배론성당, 최양업 묘소, 순교자들의 집, 배론 신학당, 황사영 순교자 현양탑, 황사영 백서 토굴 등을 순례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열차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 중앙선을 다시 이용하는 것이 아닌 충북선(봉양-충주-청주-조치원)과 경부선을 이용해 서울 청량리역으로 되돌아가는 코스를 택하고 있다.

배론성지 수녀는 “기차여행과 이동중 미사라는 독특한 분위기가 순례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구학역이 주는 간이역 분위기에도 서울 신자들이 매료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봉양역 직전에 위치하고 있는 구학역은 이름만 역일뿐 승차권 발매를 하지 않고 또 승강대도 없는 등 70년대 시골역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청량리역~구학역 구간의 차창밖 경치가 아름다운 점 ▶도보 4㎞ 과정에서 시골풍경을 실감나게 접할 수 있는 점 등도 매력적인 요인이 되는 것 같다고 이 수녀는 말했다.

이처럼 배론성지 순례가 크게 히트하자 청주교구 관계자들 사이에 도내 또 다른 명소인 진천 배티성지, 괴산 연풍성지로 순례 명소로 욱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엄밀히 말해 제천 배론성지는 원주교구에 속하고 있다”며 “따라서 한국철도공사 등과 연계, 청주교구 산하 배티, 연풍 성지도 순례 코스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주시는 열차가 충주역에 잠깐 정차하는 시간을 이용해 순례객을 대상으로 충주 사과 시식회를 가져, 짭짤한 홍보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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