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석민 충북법무사회장

국민의 힘 당대표에 '0선(選)' 이준석이 됐다. 이 대표가 경륜 부족이라는 우려가 있다. 국어사전에서 경륜(經綸)이란 '세상을 다스림, 일을 조직적으로 계획함'이니 이 대표가 세상을 다스림이 부족하다는 우려로 보인다.

근본적 질문을 던져 보자! 다선은 경륜이 있나? 계획을 세웠나? 세상을 잘 다스렸나? 만약 그랬다면 다선이 많은 정당은 정권을 상실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정당에 다선이 많을 때 정책은 실패하고 민심과 떨어져 분열하다 추락의 길로 들어선 과거를 볼 때 (일부를 제외하고) 다선이 경륜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다. 즉 다선과 경륜은 따로따로이다.

그런데 '왜 정당은 다선을 선호하는가?' 다선은 조직 관리, 대중 인지도, 선거 기술이 뛰어나다. 더욱이 당내 힘이 있는 다선은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다. 즉 선거 승리가 우선인 정당에게 경륜이란 국어사전의 의미가 아닌 선거로 입증된 능력을 말한다. 즉 정책은 엉망이어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면 정당의 입장에서 그는 경륜이 있는 사람이다.

그동안 다선은 경륜을 빌미로 신인(新人)들에게 여성·청년·장애인·비례의 좁은 문을 통과하거나 시의원부터 몇 십 년을 거쳐 꼭대기로 올라와 보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는 시대의 변화를 쫓아갈 수 없다. 당선에 초점을 둔 당심이 민심과는 별개로 다선의 현직 독점을 허용하기에 벌어진 현상이다. 이는 여야, 진보·보수, 좌우를 떠나 정치 기득권 독점의 문제이고 이 점을 바꾸지 않으면 물은 썩는다.

먼저 막힌 물길을 내기 위해서 다선 의원들의 공천부터 폐지해야 한다. 시의원을 3번 했으면 시장을 나와야, 국회의원을 3번 했으면 도지사를 해야 경륜이 쌓일 것이 아닌가! 대통령은 5년 단임제, 지자체장은 3선 연임 제한인데 유독 국회의원, 지방의원들은 무제한이다. 현직 독점의 무한 반복을 깨야 한다.

그다음, 대중이 다선에게 냉정해져야 한다. 다선은 공과를 먼저 평가받고 경쟁해야 하므로 당선이 힘든 게 원칙이다. 그러나 마음씨 좋은 대중은 과(過)만 없다면 다시 선택했다. 이 투표의 패턴을 바뀌어야 한다. 다선이 많으면 물이 썩고 있다는 증표로 받아들이고 다선에게 페널티(penalty)를 부여하는 투표 패턴을 가져야 할 때이다. 이러한 투표 패턴의 변화만으로도 교만한 다선 의원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인들은 민심의 눈치를 볼 것은 분명하다.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br>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

정치인이 민심의 눈치를 봐야 진정한 경륜이 쌓인다. 의원이 공무원인가! 의원의 20년 장기근속은 자랑이 아니며, 의원 몇몇은 선거를 통해 전문성 없는 직업인이 되어 당선만 되면 그들만의 리그에서 이전투구(泥田鬪狗)로 날이 샌다. 이제 민심의 눈치를 보지 않는 정치인에게 대중은 지쳤다. 바꾸어야 할 때이다.

만약 바꾸면 어떻게 될까? 주역은 '우물은 그대로 두면 더러워져 못쓰게 되고, 바꾸면 맑고 깨끗하게 되니 변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바꾸면 깨끗하게 될 것이다. 이 방향이 말뿐인 경륜보다 더 나은 길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 내년 선거를 통해 민심의 눈치 보는 정치로 바뀌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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