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대학·산업체 공조 속 정부지원 확대 절실

충북대 경영대학원은 오는 11일까지 '제62기 최고경영자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 사진은 충북대학교 전경. / 충북대학교<br>
충북대학교 전경. /중부매일DB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정원 감축', '학과 통폐합', '대학 간 통합'.

위기의 대학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을 때마다 매번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뼈를 깍는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십년 동안 묵혀왔던 부실 대학의 체질을 개선해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벼랑 끝에 내몰린 대학이 위기 탈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생존 전략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결국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급감만을 겨냥한 극양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다.

그럼에도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게 된 데는 대학들의 지지부진한 정원 감축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정원 감축은 전국 대학들을 대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효과적이다. 지방대가 처한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이유로 지방대가 우선 정원 감축에 나서는 것은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수도권 대학의 붕괴도 예견되는 상황에서 너나할것 없이 한꺼번에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대학들이 고통 부담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가 소리없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다면, 고등교육계가 망가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수도권과 지방대가 동시에 정원 감축에 나서는 고육지책이 절실하다는 게 교육계의 분석이다.

지방대가 무너지면 지역경제까지 악영향을 미쳐 지방소멸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지나친 우려가 아니다. 지방대 위기 극복을 위해 지자체들이 앞다퉈 전방위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지자체의 역할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광역시와 광주시의회, 광주시교육청, 광주지역 대학은 최근 '광주광역시 대학발전협력단'을 구성했다. 부산교육청과 부산시, 부산지역 대학, 부산상공회의소도 지역대학 위기 타개를 위한 상설기구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광주와 부산이 지역대학의 위기가 곧 지역의 위기라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고등교육법 7조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학교가 그 목적을 달성하거나, 재난 등 급격한 교육환경 변화의 상황에서 교육의 질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거나 보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지방대와 산업체가 적극적으로 연계한 결과로 도출된 현장 교육 강화도 해법이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산업 현장에 투입해도 즉각 성과를 낼 수 있는 '살아 있는' 교육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과 산업체 간 연계를 강화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및 활성화가 급선무다.

그 간의 낡은 커리큘럼에서 과감히 탈피해 기업체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교육과정 개발도 마련돼야 한다. 인력이 태부족한 산업분야를 간파, 이를 공략할 수 있는 학사구조 개편도 서둘어야 한다.

이길재 충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학과 지자체, 산업계 간 연계협력이 가능한 거버넌스 확립이 필수적"이라며 "거버넌스의 확립은 모든 지역사회 구성 주체들이 고등교육의 혁신적 운영을 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확충도 필요하다.

2017년 기준 한국의 고등교육부문 공교육비 중 정부의 재원 비율은 GDP 대비 0.6%에 불과하다. OECD 국가 평균인 1.0%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고등교육의 학생 1인당 공교육비도 1만633달러로, OECD 국가 평균인 1만6천327달러의 3분의 2 수준에 그친다. 한국 GDP 규모를 감안할 때 고등교육재정 지원을 현재보다 최소 2배 이상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황홍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지방대별로 특성화 영역과 국가 및 지역전략산업 영역을 중심으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대학 전체의 교육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방대에 특별재정투자를 해야 한다"며 "국가와 지자체가 지방대학육성특별기금을 조성해 최소 10년 이상 투자해야 하는 것은 물론 지방대들도 학생교육과 국가와 지역사회에 대한 책무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더욱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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