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8일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서 '민병구 개인전'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무대미술가로 입지전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민병구 화가가 개인전 및 무대미술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먼저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그가 그린 부엉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날렵하고 매서운 부엉이, 졸린 부엉이, 귀여운 부엉이, 윙크하는 부엉이 등 민 화가는 다양한 표정의 부엉이를 작품에 담았다.

민 화가가 부엉이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2013년 3월 초 작업장 환풍기가 고장나 환풍기를 교체하려고 뜯어놓은 적이 있었는데 배달도 늦고 중국 출장도 있어 공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2주의 시간이 흐른후 환풍기 틀안을 보니 부엉이가 살림을 차리고 있었단다. 알도 3개나 있었다고.

"부엉이는 보릿고개때 알을 낳아서 붱이가 방귀꾸면 밤(아람)이 벌어진다는 속담이 잇고 새끼를 세마리 나으면 대 풍년이 든다고 말씀하시던 동네 어르신 말이 계속 귀에 맴돌았죠. 그 이후 수리부엉이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그러면서 부엉이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지혜와 재물을 안겨주는 새라는 것을 알고난 2013년부터 민 화가는 부엉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민 화가는 사람이든, 짐승이든, 새든 눈을 보면 심성을 알수 있다고 해서 눈을 강조해 그렸다.

"슬픈 마음을 가진 사람의 눈에서는 슬픔에 젖은 애수의 눈빛이, 행복한 사람의 눈동자에선 행복한 마음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부엉이의 눈을 유심히 관찰해 그로부터 전해져오는 그 마음을 고스란히 화폭에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민 화가의 부엉이는 유난히 큰 눈망울, 호기심이 가득한 눈망울, 매서운 눈망울 등을 가졌다.

민 화가의 최근 작업노트를 살펴보면 '나는 요즈음 갇혀 나가는 길을 잃어 버렸다는 생각을 한다. 내면의 문 자물통이 녹이 슬어 나가는 문이 잠겼나, 갇히는 것이 순리일까 자물쇠는 뻐얼겋게 녹이 슬어 열지 못해 열고 싶은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오늘 빠져나가고 싶어도 황량한 화선지엔 연약한 빛이 더하고 길이 없어 화선지 앞에서 눈을 감는다. 나의 눈은 기억을 한쪽으로 밀어놓는다'고 표현해 자신의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30년 동안 무대미술가로 활동해온 민병구 화가는 '민병구의 무대미술'이라는 책을 발간해 그가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제작했던 무대사진을 2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 책에는 국내의 내로라하는 연극, 뮤지컬, 행사 등의 무대미술 사진과 함께 연필로 그린 무대 스케치, 무대 평면도가 들어있다.

민 화가는 "이 모든 자료들이 기억에 머물며 묻히고 잊혀 지나가는 것이 아쉬웠다"며 "누구도 관심 갖지 앉는 자료들이지만 작가 스스로의 지난 역사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자료로 묶었다"고 밝히며 국내에서 무대미술을 주제로 한 도서가 흔차 않아 이번 책 발간이 후배 무대미술가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도 전했다.

다음주 서울에서 전시가 끝나면 8월 3일부터 8일까지는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 민 화가의 부엉이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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