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충주성남초 수석교사 안상희

"책 읽는 즐거움이 사라져 간다고 해서 그것이 아주 멀리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니다. 잠시 잃어 버렸을 뿐이다. 그 즐거움을 되찾는 건 어렵지 않다. 그 즐거움을 어떻게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이다."

다니엘 페낙이 책 '소설처럼'에서 한 말이다. 작년에 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염려가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원격수업을 하는 날이 많았고, 아이들의 학교 도서실 이용도 제한됐기 때문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올해 다행히도 전교생이 전면 등교를 하게 됐다. 학년 초에 각 학년 담임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위해 지역 도서관에 책 꾸러미를 신청했다.

노란색 여행용 트렁크에 한 가득 담긴 책 선물 꾸러미로 아이들과 담임 선생님들은 책읽기의 즐거움에 푹 빠질 수 있었다. 그리고 6월에는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동료장학이 있었는데, 책과 관련된 수업 나눔이 있었다. 3학년에서는 '만복이네 떡집'을, 4학년에서는 '화요일의 부엉이'라는 책을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읽었다.

필자도 수석교사로서 동료장학에 함께 참여하면서 두 권의 책을 읽게 돼 기뻤다. '만복이네 떡집'의 또 다른 떡 시리즈 책을 빌리러 도서실에 갔더니 먼저 빌려간 아이가 있었다. 역시 아이들은 재밌는 것을 알아보는 눈을 가졌다.

또한 사서선생님은 우리 학교 도서실에서 1학년 아이들과는 그림책 읽기 수업을 했고, 5·6학년 아이들과는 학생 독서 동아리 활동을 했다.

충주성남초 수석교사 안상희

독서 동아리 아이들이 7월에는 여름책을 뽑아 도서실에 전시를 했고, 5월에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어린 귀하들에게 '책약국'을 활동지를 만들어 책 소개를 했다. 올해 학교 도서실의 주인은 역시 아이들이었다.

작년에 아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책 읽는 즐거움을 잃어버렸을 뿐이었다. 올해는 여러 선생님들과 아이들 스스로의 노력으로 그 즐거움을 되찾았다. 학교 이곳, 저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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