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인력 한계… 시민의식 외 마땅한 해결책 없어"

마을 입구 비석 주변으로 쓰레기가 가득한 모습 /정세환
마을 입구 비석 주변으로 쓰레기가 가득한 모습 /정세환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청주 오창의 일부 농촌 마을이 쓰레기 무단 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이를 관리·감독할 지자체가 단속 등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창의 한 마을. 마을 입구 비석부터 족히 수개월은 된 것으로 보이는 온갖 쓰레기가 쌓여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일반 쓰레기부터 스티로폼, 플라스틱 장난감 등의 쓰레기가 길거리에 그대로 놓여있었다.

주민들 역시 쓰레기장으로 변한 마을 모습에 불만을 쏟아 냈다.

인근 한 주민은 "구청이나 읍사무소에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요청해도 딱 그때뿐이고 며칠 지나면 다시 쓰레기들이 가득하다"며 "마을 사람인지 외지인인지는 몰라도 위생·미관상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쓰레기 무단 투기는 비단 이 마을만의 문제가 아니다.

불법투기경고문이 붙은 전봇대 옆에 쓰레기 봉투 20여 개가 쌓여 있다. /정세환
불법투기경고문이 붙은 전봇대 옆에 쓰레기 봉투 20여 개가 쌓여 있다. /정세환

인근 다른 마을에서도 전신주에 부착한 불법투기 경고 안내문과 현수막이 무색하게 쓰레기봉투가 놓여 있고 버스정류장에 방치된 쓰레기는 승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마을 안에도 인적이 드물거나 작은 공간만 있으면 쓰레기가 놓여 마치 쓰레기 처리 공간처럼 보였다.

상황이 이렇지만 이를 담당한 지자체는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현장에서 관련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협력 업체를 통해 이를 치우지만 쓰레기 투기 단속 폐쇄회로티비(CCTV)를 모든 농촌 마을에 설치할 수 없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다.

여기에 수거 공간이 아닌 곳에 쓰레기를 버려도 규격봉투에 담겨 있으면 과태료 등을 부과하기 어려워 성숙한 시민 의식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경고문 옆에 쓰레기 봉투가 버려져 있다. /정세환
경고문 옆에 쓰레기 봉투가 버려져 있다. /정세환

오창읍 행정복지센터 관리팀 관계자는 "쓰레기 무단투기 민원 등이 들어오면 현장에 가 처리하지만 예산과 인력 등으로 모든 곳을 단속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가정 등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정해진 곳에 두는 시민의식 외에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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