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은여울중학교 수석교사 남기엽

2012년 2학기부터 실시해 온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이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의 대회로 개최했다. 학생들은 스포츠 경쟁을 통한 다른 학교 학생들의 탁월성과 자신의 강점과 한계를 체험하는 장이 펼쳐진다. 이번 대회에서 필자는 농구 경기 심판을 맡았다.

농구 경기는 참가팀이 각 학교에서 중(ZOOM)으로 자유투 경기를 하는 방식이었다. 참가 확인을 마친 5명의 학생이 1분 간 돌아가면서 자유투를 실시한다. 운영팀은 채팅과 안내 방송으로 온라인 생중계하고, 동시에 녹화해 경기 후 송출한다.

경기 시작 신호에 학생들은 자신의 키보다 높은 림(rim)을 향해 공을 던졌다. 골인과 백보드 슛, 노골(no-goal), 또 노골, 1분의 경기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최선을 다해 보지만 골인 쉽지 않다. 연습에서는 척척 들어갔던 클린샷은 짧거나 넘쳐 튕겼다. 어느 여중팀은 언더로 던져 우승을 거머쥐었다. 함께 웃고 연습하며, 골인을 허락하지 않는 야속한 림 아래에서 흘렸을 학생들의 땀방울이 떠오른다. 코로나로 교육 활동이 위축됐던 터라, 필자는 담당 선생님과 학생들의 표정에 집중됐다.

선생님은 학생들이 실수할 때마다 "얘들아, 괜찮아! 지나간 것은, 잊어버려! 잘하고 있어. 천천히"하면서 아이들을 격려하고 다독였다.

야속하게 튀어 나가는 공을 재빨리 달려가서 다음 학생에게 정확하고 받기 좋게 패스해야 한다. 이것은 볼을 다루는 스포츠 경기에서 동료에 대한 존중을 의미한다. 강도와 높이, 방향, 거리 모든 것을 조절하여야 하는 배려의 기술이고 우리 팀을 위한 협력이다.

은여울중학교 수석교사 남기엽
은여울중학교 수석교사 남기엽

야외 농구장이 코트인 팀도 있었다. 화면에 비친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체육관이 없는 학교에서, 우리도 해보자 하는 체육 선생님의 열정을 학생들은 배웠으리라.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 괜찮아. 할 수 있어. 실수해도 오케이에서 사랑을 배운다. 비대면이지만 스포츠는 승리와 패배에서 겸손과 자기통제를 배운다. 인생은 실패의 연속이지 않은가?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스포츠 정신, 학생들에게 제공돼야 할 미래의 핵심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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