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술자 30년 마무리, 정무직 출발"
91년 충북도 공기업계장으로 공직 시작
'나는 공무원이다' 초심 30년동안 되새겨
축하전화 1천통 "고향은 힘들때 용기줬어"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행정안전부 차관에 충북 청주 출신 고규창, 차관급인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 충북 충주출신 이승우 실장이 발탁돼 지난 6일 나란히 취임했다.

행정안전부에 차관이 두 명인데 두 자리를 모두 충북출신이 맡게 된 것이다. 같은 지역출신이 나란히 차관을 맡게 된 것은 행안부 내에서도 이례적인 일이고 지역에서도 크나큰 경사다. 지난 6일 차관으로 첫 출근한 고규창·이승우 차관의 출근 첫날 모습과 다짐을 차례로 들어본다.

 

고규창 행정안전부 신임 차관이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 정문을 지나 첫 출근하고 있다. 고규창 차관은 별도 취임식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 행정안전부 제공<br>
고규창 행정안전부 신임 차관이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 정문을 지나 첫 출근하고 있다. 고규창 차관은 별도 취임식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 행정안전부 제공

"행정기술자로서의 30년을 잘 마치고 이제 정무직 이라는 새로운 길을 출발하는 기분입니다."

충북 청주 출신 고규창(57) 신임 행안부 차관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지난 6일 차관으로 첫 출근한 날에는 30년 전 공직을 첫 시작했던 충북도청 근무 당시의 초심을 되새겼다. 1989년 행정고시 33회를 패스한 고 차관은 1991년 충북도 공기업계장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26살이었다.

"30년 전, 충북도청 정문으로 첫 출근하면서 "나는 공무원이다"를 다짐했었는데 30년만에 차관이 되어 다시 "나는 공무원이다"를 생각했어요. 이제부터는 행정기술자(테크노크라트)를 넘어 정무직의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오전 8시10분 출근길에 가장 먼저 한 일은 세종정부청사 정문 방호관들에게 '차관 신고인사'를 한 것이었다. 취임식은 따로 갖지 않았다. 오후 2시 행안부 내부 영상회의에서 직원들과 비대면 취임인사를 나눴다.

"영상회의에 실시간 최대 300명까지 들어올 수 있는데 1시간동안 내내 300명이 꽉 찼어요. 반겨줘서 기뻤죠. 행안부 직원들에게 대한민국은 행안부 직원들이 지킨다고, 행안부가 잘하면 전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잘하고, 우리가 잘하면 전 공무원이 잘한다고 믿는다고 말해줬어요."

고규창 행정안전부 신임 차관이 지난 6일 첫 출근하면서 정부세종청사 정문 보안게이트를 통과하고 있다. / 행정안전부 제공<br>
고규창 행정안전부 신임 차관이 지난 6일 첫 출근하면서 정부세종청사 정문 보안게이트를 통과하고 있다. / 행정안전부 제공

차관 임명 소식에 축하전화가 1천 통 넘게 쇄도했단다. 가슴이 벅찼다고 했다.

"제 혼자 힘으로 됐겠어요? 다 고향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주위에서 많이 축하해주셔서 정말 가슴벅찼어요. 축하연락 주신 분들께는 한 분 한 분 다 통화했어요. 충북도청 승두봉 청원경찰 반장님, 부지사때 운전해주셨던 조병생 운전실장님도 축하연락을 주셨고 도청 공무원들로부터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면서 충북도청은 자신에게 공직의 뿌리이고 몸과 마음의 고향이라고 소개했다. 고 차관은 충북도 행정부지사, 정책관리실장, 문화예술과장, 지역개발과장, 기획계장, 공기업계장 등을 거치며 인연을 맺었다.

"고향은 어려울 때마다 용기와 힘을 줬어요. 또 항상 저를 긴장하게 만들고 성장시켰죠. 이시종 지사님은 공직의 스승입니다. 제가 공직을 시작한 사무관 때 충북도 기획조정실장님이셨고, 제가 충북도 부지사·기조실장 때 도지사이셨거든요."

고규창 행정안전부 신임 차관이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별도 취임식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 행정안전부 제공<br>
고규창 행정안전부 신임 차관이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 행정안전부 제공

차관 재임동안 할 일도 많고, 책임감도 크다.

"앞으로 전해철 장관님을 모시고 원활한 코로나19 백신접종과 예방 강화로 국민안전과 경제회복을 지키고, 환경변화에 대응한 정부 운영 방향성 모색과 지방행정의 획기적 전환을 추진하고 싶습니다."

충북 청주출신 고규창 행정안전부 신임 차관. / 행정안전부 제공<br>
충북 청주출신 고규창 행정안전부 신임 차관. / 행정안전부 제공

그간 걸어온 공직 30년은 '꼼꼼한 공직자'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앞으로 '국민·주민들과 동시성을 갖는 공무원' 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단다.

"동시간대를 사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민들의 사정을 잘 아는 공무원으로서 기억되고 평가받고 싶습니다."

고 차관은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 석교초, 세광중, 청주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정책학 석사), KDI국제정책대학원(공공정책학 석사), 경희대 행정학과(행정학 박사)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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