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 청주가 때아닌 간첩단 사건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현존하는 최고 금속 활자본인 '직지'가 인쇄된 청주가 최근 터진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 일명 '청주간첩단' 사건으로 시끌벅적하다.

지역에서는 전국을 떠들석하게 했던 대형 사건, 사고의 단골 도시도 모자라 간첩단 사건까지 발생하자 청풍명월 고장, 교육 도시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지 모르겠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청주는 청주 크림빵 뺑소니 사건(2015년), 청주 아동 학대 암매장 사건(2011∼2016), 고유정 전 남편 토막 살인사건(2019), 이춘재 연쇄 살인사건 등 전국적으로 이목을 끄는 대형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이 중 이춘재는 1994년 청주에서 처제를 살인한 혐의로 무기징역 선고를 받고 복역 중 2019년 DNA 기술 발달로 전국을 공포에 빠트린 경기 화성 연쇄 살인사건 범인으로 밝혀져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씨는 1년 반의 재수사를 통해 15명을 연쇄 살인하고 30건이 넘는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하지만 모두 공소시효가 지나 추가 처벌이 불가능하자 소급 입법 등 특별법 제정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초근에는 지역에서 20년 간 활약한 간첩단 사건까지 발생하자 한 시민은 "또 청주냐, 시내에 내걸린 홍보 플래카드가 부끄럽다.얼굴을 못 들겠다"고 푸념했다.

국정원과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27일 충북지역 노동자·학생 연대 조직 '새아침 노동청년회' 출신인 박모씨 등 4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목적 수행, 금품수수, 잠입탈출, 찬양고무)로 청주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들은 북한 대남 공작 조직인 문화교류국에 포섭된 뒤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를 조직하고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공작금 2만 달러를 받아 F35A 스텔스기 도입 반대 운동 등 이적 활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이들 중 구속 영장이 기각된 손모씨는 "모든 증거가 조작되고 부풀려졌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단체는 또 북한 지령을 받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추진 활동, DMZ 평화 인간띠 활동, 통일 밤 묘목 100만 그루 보내기 운동에 개입했으며, 이 중 김정은 답방, DMZ 인간띠 활동은 충북에서 실현됐다.

특히 이들이 2018년 도내 진보 여성 단체와 함께 조직한 '제4차 서울남북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 충북여성 환영위원회'에 현직 지방의원들이 가입한 것으로 드러나 구설에 오르고 있다.당시 환영위에는 육미선·윤남진 도의원과 유영경·변은영 청주시의원, 김도화 보은군의원 등 5명이 동참했다.이들은 이적 활동 성격을 띤 단체 가입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불거져 바로 탈퇴했으나 현직 지방의원이 단체 가입에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청주시와 시의회는 이번 '청주간첩단' 사건을 계기로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도시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바꿀 특단의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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