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황명선 논산시장

논산과 대전 가수원을 잇는 호남선철도 고속화사업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다.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는 '국민생활과 나란히, 누구나 누리는 철도'를 구축하겠다는 비전 아래, 향후 10년간(2021~2030년) 국가철도망에 대한 투자계획을 담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효율성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었다면, 제4차 계획은 지역균형발전과 비수도권 소멸문제 해소에 중점을 뒀다는 데 의미가 크다.

1914년 개통된 호남선은 큰 언덕이 없는 평야지대임에도 굴곡과 노후 등으로 열차운행여건이 좋지 않았다. 이 사업은 서대전역에서 논산역까지 45㎞ 구간 중 굴곡이 심한 노선(가수원역~논산역)을 직선에 가깝도록 개량해 운행시간 단축으로 철도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논산은 1951년 창설 이후 70년간 매해 12만 명의 정예신병을 양성하는 호국장병의 요람인 육군훈련소와 육군항공학교, 국방대학교가 있으며, 인근에는 3군 본부가 소재한 계룡대가 인접해 있는 국방의 심장이자 핵심도시로서 역할을 해 왔다.

기존 호남선철도는 육군훈련소 입영장병과 그 가족들을 위한 주요 교통수단이었으나, 호남고속철도 1차 구간(충북 오송~광주 송정)이 2015년 4월 준공되어 그 이후부터 논산역에 정차하던 KTX의 운행 횟수가 줄어들고, 훈련소까지의 대중교통 수단 역시 원활하지 않아 현재는 입영장병과 면회객 80%이상이 개인 차량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순되게도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신속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철도가 연간 130만 명의 입영장병, 가족들, 면회객들에게만큼은 결코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없는 그저 불편하고 서운한 교통수단일 뿐인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막힌 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해 불안하고 불편하게 조급한 마음으로 훈련소를 찾아야하는 부모님의 심정은 그 어떤 정치적 논리와 경제적 논리에 앞서 국가가 헤아려주어야 할 국민적 아픔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논산시는 호남선철도 고속화사업 이전부터 호남고속철도 KTX훈련소역 신설을 건의해왔다.논산시만의 편의와 경제적 논리가 아닌 국방의무 이행자의 편의와 국가안보차원에서 필요한 사업이었기에, 2013년부터 관계기관 간담회 및 국회 국방위원회 주관 정책토론회 개최 등 꾸준히 KTX훈련소역 신설을 위해 노력했다.

마침내 2016년 정부에서 사전타당성조사를 실시하는 등 긍정적인 추진 의사가 있었으나, 훈련소역 설치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KTX훈련소역 신설은 아직도 기약 없는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인구소멸 대비, 지역경제 활성화,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갖고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노력한 결과, 2021년 6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호남선(가수원역~논산역)철도 고속화 사업이 반영됐다.

현재 호남선철도 고속화 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으로 충청, 대전, 호남의 시민들은 예비타당성조사의 조속한 통과와 순차적 사업추진을 염원하고 있다.

고속화 사업이 완료되면 충청~호남권의 인적·물적 교류가 활성화 되고 도시 간 접근성이 크게 강화되면서 지역이 함께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이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이해관계가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12만 명의 귀한 아들들을 위해, 육군훈련소를 찾는 연 130만 명의 가족 및 면회객들을 위해서라도 조속히 추진되어야 할 매우 중요한 사업임이 자명하다.

황명선
황명선 논산시장

철도는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며 경제성장을 일궈낸 산업화의 역군이자,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국가 균형발전의 초석이 되어주었다. 우리에게 도로가 20세기 경제 발전의 동맥이었다면, 21세기 경제와 사회발전의 대동맥은 철도이다. 그린뉴딜과 디지털 뉴딜, 지역균형뉴딜을 뒷받침하며 일상의 대전환을 이끄는 힘도 철도에 있다.

호남선철도 고속화사업은 단순히 시간 단축을 위한 철도 사업의 차원을 넘어,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을 견인하는 핵심 인프라이자 국가균형발전, 지방소멸위기 극복으로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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