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윤여준 영동경찰서 청문감사인권관

청렴이 중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제 투명성기구가 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의 상위 20위 권 안에는 덴마크, 뉴질랜드, 핀란드, 싱가폴, 스웨덴, 독일 등 소위 말하는 북유럽 선진국들이 포진해 있다. 이는 청렴이 국가 경쟁력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썩은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듯, 부패가 만연한 사회에 희망을 기대할 수 없는 건 자명하다. 역사적으로 한 국가가 전성기를 이루었을 시기에는 반드시 청렴한 공직자와 지도자가 있었고, 부패한 공직자와 지도자가 사회 지배층으로 자리했을 때는 국민들의 분노와 비난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개선이 없으면 국가·제도의 붕괴와 혁명이 필연적으로 따라왔다.

청렴한 국가·사회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는 2016년 52위에서 2020년 33위로, 지속적으로 향상하는 추세다.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청렴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따라 김영란 법 제정, 청렴도 평가결과 부처 평가기준에 반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반부패 문화 조성·확산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생각된다.

이는 국가 전체의 이익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특히 경찰은 법을 집행하는 최선봉 대민부서로서 국민과 가장 자주 접촉하고, 그만큼 국민들이 강도 높은 공평무사와 청렴을 요구하는 부서이기도 하다. 청렴의 가치를 망각하고, 부패에 휘둘릴 때 국민들은 법 집행의 신뢰를 의심하고 이는 곧 공권력의 추락으로 이어진다. 부패와의 연결을 끊임없이 경계하고, 자정노력을 기울이지 않고서 공권력이 바로 서길 기대한다면 어불성설이다.

윤여준
윤여준 영동경찰서 청문감사인권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대학(大學)'의 말이 있다.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안정시키고, 나라를 다스리며 천하를 평정한다 라는 뜻으로, 도덕(道德)을 바로 세우는 것이 모든 일의 근본임을 강조하는 말이다.

연일 터져 나오는 공직자의 부정부패와 비리 폭로에 착잡한 요즘,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 하나부터'라는 생각으로 청렴을 실천하면, 그것이 누구나 살기 좋고 살고 싶은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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