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 U대회)를 공동 유치하기 위한 국제경쟁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유치 의향을 보이고 있는 미국, 호주 등의 도시들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월 후보도시, 2023년 1월 개최지 선정 등 일정도 빡빡하고 처음 가보는 길이어서 준비가 쉽지 않을 듯 싶다. 하지만 충청권 시·도는 앞서 정부 관련부처 심사·승인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 만큼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4개 광역지자체가 함께 하는 저비용·고효율 대회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이제 실제 유치전이 시작됨에 따라 제안서 제출과 현지실사를 대비해야 한다.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꼼꼼하고 치밀한 준비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연맹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하기 위해 밟아온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 6월 국내 유치 신청도시 선정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치 승인, 기획재정부의 사전 유치의향서 인정 등 숨가쁜 일정이었다. 특히 기재부 심사는 행사의 타당성, 경제성, 규모 및 경비·조달계획 적정성 등을 따졌다는 점에서 유치 경합에 힘이 된다.

지금까지의 노력과 앞으로 더해질 노고를 생각하면 하계U대회 유치만으로는 성에 안찰 정도다. 전국의 광역권 가운데 한번도 국제체육대회가 열리지 않은 유일한 지역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물론 일반적인 잣대에 의한 평가는 물론 상대적으로도 열악한 체육시설은 반드시 늘리고 채워야 한다. 높아진 주민들의 눈높이를 맞출 호기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충청권의 역량을 키우고 보여줄 기회로 삼아야 한다. 4개 시·도가 하나가 돼 뛰는 첫 무대여서 피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될 과제다.

어떤 능력 등을 미루어 알 수 있는 기회나 상황을 우리는 시금석(試金石)이라고 한다. 하계U대회가 바로 우리 충청권 미래에 대한 시금석이다. 메가시티 구축으로 수도권 초과밀화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먼저 충청권의 화합과 단결이 필요하다. 지역내 첫 국제체육대회 개최라는 그림만으로도 지역 발전의 계기가 되겠지만 그 과정은 더 중요하다. 앞으로 충청권이 하나로 가기 위한 도전무대인 것이다. 따라서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야 충청권의 미래가 열린다. 결국 우리의 앞날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수도권 일극화를 극복하려면 적어도 광역권별로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 그 길인 충청권 메가시티의 성공적 구축을 위해서는 4개 시·도가 하나가 된 성과물이 필요하다. 하나라는 결과 못지않게 그 과정이 힘이 된다. 지역 역량이 커지고 함께 가기 위한 성숙된 자세가 갖춰진다. 무엇보다 충청권은 하나라는 인식을 공유하는데 더 할 나위가 없다. 눈앞의 결과도 힘이 되지만 함께 난관을 뚫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기쁨을 나누며 쌓는 공감대 만한 것이 없다. 하계U대회 유치로 충청권의 미래를 열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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