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완종 사회경제부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옛 부터 추석은 땀흘려 키워낸 곡식과 과일을 온 가족이 모여 나눠먹고 덕담을 주고받는 풍습이 전해졌던 명절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행으로 이 같은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이제 옛말이 됐다.

불과 2년전 민족 대이동 등의 모습은 사라지고 조용한 명절이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소규모로 모임이 이뤄져도 덕담보다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리가 된지 오래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크게 뒷걸음 친 지역경기다.

지역 경기의 근간이 되는 소상공인부터 기업들의 상황이 연일 악화일로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초기부터 정부의 방역 조치에 가장 큰 피해를 입어왔다. 확산 차단을 위해 영업시간을 축소하거나 입장인원 제한 등 방역 조치에 앞다퉈 협조해왔다. 유례없는 재난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온 것이다. 그러나 기약 없는 영업규제가 생활고로 이어지면서 최근 벼랑끝에 내몰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 중소기업들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청주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올 추석명절 경기동향에서 체감경기가 오히려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기업이 46%나 되는 반면 호전될 것이라고 보는 기업은 13.1%뿐이다.

이완종 경제부
이완종 사회경제부

기업들은 최근 환율 원부자재가 상승과 코로나19 장기화, 내수 침체 등을 어려움의 이유로 꼽았다. 자금 사정 역시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았다. 이렇듯 지역경제의 근간인 자영업자와 기업들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이번에도 역시 우울한 추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는 코로나19의 종식 이후에도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펜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 일가친척 모두가 웃으면 만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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