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오오 모여 술판 벌이고 고성방가 '눈살'

지난 4일 밤12시 59분께 청주 무심천체육공원서 음주금지 행정명령 플랜카드를 무시한 채 음주를 하고 있다.
지난 4일 밤12시 59분께 청주 무심천체육공원서 음주금지 행정명령 플랜카드를 무시한 채 음주를 하고 있다.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개천절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4일 청주 무심천체육공원에는 20~30대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에도 3~4명씩 짝을 지은 청년들은 공원의자나 계단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후 술자리 시간이 길어지면서 술에 취한 이들은 목소리도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주변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거나 일부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노래를 크게 틀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이들을 피해 지나가기도 했다.

공원에서 술을 마시던 한 남성은 "성인이 됐는데 코로나19가 터져 대학생활도 못하고, 제대로 된 음주도 못해봤다"며 "이러다가 20대 초반의 추억이 하나도 남지 않을 것 같아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은 일행에게 "(단속이 나오면) 술하고 음식 버리고 산책 나온 척 하면 된다"며 단속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음주행위는 다음날 새벽 3시께 대부분 마무리됐다.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술병과 과자, 배달음식 등 쓰레기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술에 취한 듯 비틀대며 무심천 체육공원 주차장으로 간 한 남성은 차량을 직접 운전해 귀가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음식점 영업 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되면서 무심천체육공원과 오창호수공원 등은 20·30대의 야외음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청주시는 공원 내 '음주금지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1일부터 무심천 체육공원 일원에서의 음주(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를 금지시켰다. 

그러나 청년들의 막무가내식 음주로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행정명령을 내린 후 계도·단속을 꾸준하게 나갔지만, 사람들이 신원확인 등에 협조를 하지 않아 막막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청주시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어 야간에 무심천 체육공원을 아예 폐쇄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주시가 무심천체육공원에 내린 음주금지 행정명령을 위반할 경우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 관한법률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및 위반에 따른 모든 코로나19 확진 관련 검사·조사·치료 등 방역비용이 구상 청구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