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제한된 인원수가 조금만 늘려져도 그나마 숨은 쉴 수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제천지역 상인들의 한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백신 접종으로 회복을 기대했던 상인들은 희망의 불빛이 보이지 않자 울상이다.

지난 주말인 10일 오후 8시께 가장 분주해야 할 장락동, 하소동, 강제동, 청전동 등은 한산하기만 하다. 중앙로에는 임대 푯말이 내걸려 있는 것은 물론 문을 열지 않은 음식점이 한 두곳이 아니다. 심지어 신백동은 거의 전멸상태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암흑이다.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수도권은 거리두기가 4단계로,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은 2명으로 제한됐다. 또한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은 10시 이후면 문을 닫아야 한다. 그나마 지방은 조금 여유롭다. 제천지역은 4명이상 식탁에서 동석할 수 없다. 단 오후에는 8명(백신접종완료자 4명 추가)까지 모여도 가능하다. 영업시간은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10시까지만 가능하다.

이를 어길 경우 영업주는 300만원, 개인은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일부상인들은 이 엄격한 규정을 뒤로 한 채 불을 끄고 영업을 하는 실정이다. 이렇게 죽나 저렇게 죽나, 죽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사선을 넘는 영업을 한다.

청전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내 인생이 낭떠러지로 곤두박칠 쳤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동안 모아뒀던 돈과 은행빚을 더해 자그마한 호프집을 오픈했다. 처음에는 매출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매출이 악화됐다고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은행빚'이라며 10시 이후라도 손님이 오면 받고 싶은 심정이라며 속내를 내비쳤다.

장락동에서 노래방을 운영 중인 B씨도 상황은 마찬가지. 영업이 한창인 밤 10시 이후에 문을 닫으라고 하면 영업을 하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냐며 울분을 토한다. "코로나 후유증이 벌써 1년을 훌쩍 넘기다보니 이곳 저곳에서 돈을 안빌리는 데가 없다. 앞날이 걱정이다"고 푸념했다.

제천지역 상인들은 코로나 감염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정부의 규제'라고 말한다. 제천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에게 몇차례에 걸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상인들에게 이 금액은 한달치 임대료 수준에 불과하다며 손사래를 친다.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그나마 상인들에게 희망의 소리가 들린다. 정부는 2차 접종률이 70%가 넘으면 다음달 중순부터 방역대책 전환을 검토한다고 한다. 하지만 상인들이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다.

울상이었던 상인들의 얼굴이 밝은 웃음으로 바뀌는 그날이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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