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투어·VR갤러리·ASMR·브이로그 등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공예도시 청주 선언'을 한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는 22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 공예전시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공생의 도구'라는 주제 아래 세계 32개국 309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1천192점의 작품을 선보인 이번 비엔날레는 수준급 전시 구성과 작품의 예술성, 화제성으로 연일 국내외 공예 관련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매진 사례가 속출할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공예'의 본질에 다가선 '공예다움'을 실천한 비엔날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22년의 역사와 문화제조창의 아카이브도 보여주는 전시 동선도 훌륭했다는 평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상 첫 온라인 비엔날레를 병행한 이번 행사는 직접관람과 랜선 관람에 감동의 차별을 두면서도, 작품이 전시장에 놓이기 이전의 시간을 엿보게 하는 다양한 접근으로 기존 전시의 틀을 깨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360도 메타포트 3D촬영으로 실제 전시장에 온 듯 둘러볼 수 있게 한 VR갤러리는 기본, 모바일 앱 오디오 가이드(큐피커) 운영, 작가의 작업과정 및 인터뷰 영상 등은 이해도 높은 전시 관람을 유도했다. 특히 관람자에게 신선한 시각을 제공한 '드론 투어'는 국내외 어느 국제전시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시도로 이번 온라인 비엔날레의 시그니처 콘텐츠가 됐다.

이와 더불어 작가가 재료를 다루는 순간부터 최종 작업에 이르는 과정까지의 '소리'를 극대화해 새로운 감각의 공예를 만나게 하는 'ASMR 공예',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촬영한 '브이로그 공예' 등 색다른 온라인 관람 방식은 글로벌 비엔날레의 진화를 엿보게 했다.

전시는 끝났지만 온라인에서는 전 세계 누구나 언제든 어디서든 '공생의 도구'를 다시 만날 수 있다.

조직위는 연일 매진 기록에 기쁘기도 했지만 방역 초긴장 상태로 잠 못 이룬 날들이 많았지만, 단 한 명의 확진자 발생 없이 무사히 마쳐 '기적'에 가까운 결과라는 입장이다.

이번 비엔날레는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인한 시간이기도 했다. 팬데믹으로 국경이 막히고 국제문화교류마저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도 32개국의 참여를 이끌어낸 공예비엔날레는 2007년 초대국가관 제도를 도입한 이래 처음으로 프랑스를 주빈국으로 맞아 총 3차례의 '초대국가의 날' 행사로 문화교류의 장을 펼쳤다.

이 기간 중에는 필립 르포르(Philippe LEFORT) 주한 프랑스대사와 루도빅 기요(Ludovic GUILLOT) 주한 프랑스문화원장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미 프랑스를 대표하는 공예협회 'Atelier d'Arts de France'와의 긴밀한 협의 끝에 2022년 파리에서 개최하는 국제공예박람회 Revelations(헤벨라시옹)에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은 조직위는, 앞으로 세계 각국과 더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2023년 더욱 진화한 공예비엔날레로 돌아올 것을 예고했다.

호평이 지배적이었지만 공예 박물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면피했다는 혹평도 있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공예도시 청주 선언'이 그저 선언으로 그치지 않게 하는 일이다.

조직위는 '공예도시 청주 선언'을 위해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를 적극 활용해 청주의 공예문화진흥을 비엔날레가 선도할 수 있도록 조례 등 명료한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공예연구소 설립, 공예 전문기관 유치, (가칭)공예전문학교 창설, 공예도시회의 개최 등 연구진이 제시한 추진 과제들을 현실화 하는 일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