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만나는 요즘의 아가들을 보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모유수유 방법에 대해 알아볼까 한다. 첫 4개월 아기가 한달에 900g 이상 몸무게가 늘고 있다면 바르게 먹이고 있는지 바른 모유 수유 방법으로 먹이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모유수유를 수시로 하라고 해 자주 먹이게 되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모유 수유 교육의 문제이면서 몸무게가 많이 나가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원래 모유 수유는 수시로 먹이는 것이 아니고 진짜 배가 고파 할 때 먹이고 한번 수유 시에 충분히 젖을 물리는 것이 원칙이다.

몸무게가 많이 늘어나는 아기들 중에는 over-supply syndrome이라는 것이 있다. 이런 경우는 하루 종일 먹으려고 하고 묽은 변을 자주볼뿐 아니라 소변도 자주 많이 본다. 자주 먹으려 하니까 엄마는 배고픈 줄만 알고 계속 젖을 주게 되고 심지어는 모유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분유를 더 먹이게 된다. 분유를 더 먹이면 그때서야 아기는 잠을 푹 자게 된다.

이런 경우는 수유 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젖을 남기면서 조금씩 자주 먹으면 전유만 먹게 되고 전유만 먹는 아기들은 상대적으로 탄수화물이 많은 전유가 뱃속을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에 힘들어 한다. 그런데 먹을 때는 뱃속에 찬 가스가 씻겨 내려가니 편해지는 것이다.

경험상 아기는 배가 불편할 때는 먹으면 편해진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되기 때문에 배고프지 않아도 배가 거북할 때마다 먹으려 하게 된다. 그런데 배고프지 않은 상태에서 수유를 하게 되면 많은 양을 먹지 않아도 배는 부르고 뱃속이 불편하던 것은 조금만 먹어도 해결되기 때문에 점점 전유만을 먹게 된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지나치게 젖을 자주 먹으면 지방이 많은 후유를 적게 먹어도, 지방보다 칼로리가 낮지만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살이 찌게 된다. 이 경우 절대로 아기가 원하는 대로 수시로 젖을 먹여서는 안 되고 혹시 우리 아기도 이런 경우가 아닌가 의심할 필요가 있다.

아기의 수유량이 많지 않다고 상담하는 경우에 성장 그래프를 그려보면 이상이 없는 경우도 많고 오히려 몸무게의 증가 속도가 큰 경우가 종종 보인다. 아기의 체중은 먹는 수유량에 비례한다고 보면 수유 방법에 문제가 있지 않나 고민해 봐야겠다.

아기들은 배가 고플때 수유해야 하고 한번 수유시 젖을 다 비우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만일 수유중에 잠이 들려고 하면 젖을 눌러서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 젖을 눌러주면 줄려던 아가의 입안에 모유가 들어가게 되고 모유가 들어가면 아기는 반사적으로 다시 젖을 빨고 삼키게 된다. 그러면 그만큼 후유를 더 먹일 수 있다. 배고프면 스스로 먹으려 하고 먹는 것을 즐기고 배가 부르면 그만 먹는 것이 중요하다.
/ 정동호 소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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