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경필 국립공원공단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장

산은 변치 않고 늘 우리의 옆에 있고, 우리는 그런 산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오른다. 산은 예나 지금이나 그 모습에 변함이 없는데, 산을 오르는 사람과 이유는 예나 지금이나 다양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산을 오르는 것은 중력을 이겨내고 올라가는 힘든 여정이다. 산을 내려가는 것은 산에서 만날 수 있는 온갖 위험을 감수해내야 하는 일이다. 절경을 마주하는 기쁨과 정상에 도달했다는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중력을 이겨내는 힘든 과정과 하산 시 마주하는 온갖 어려운 과정을 견뎌내야 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산을 오르지만 이런 난관을 견뎌내고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이것 한 가지는 모두가 지켜야 한다. 안전 산행을 위해 철저히 준비한 후 산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철저한 준비만이 즐겁고 행복한 산행을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코로나19는 세상을 많이 바꾸어놓은 것 같다. 산을 찾는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등산이 50, 60대의 대표적 취미였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40대는 물론 20, 30대까지도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산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룡산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 수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194만 명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2020년에는 223만명으로 약 15% 증가를 보였다.

산행인구가 늘어난 만큼 산행 준비가 부족한 사람도 산에서 많이 보게 된다. 우리 계룡산국립공원의 경우도 주 능선인 관음봉~삼불봉 구간을 순찰하다보면 물 한 병 달랑 들고 산행하는 젊은 커플들, 구두나 하이힐을 신고 남매탑을 힘겹게 오르는 사람 등 준비되지 않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사소한 준비 부족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항상 유의해야 한다.

본격적인 단풍철을 맞아 계룡산국립공원을 방문하는 탐방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안전사고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안전한 산행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몇 가지를 부탁드리고자 한다.

첫째, 산행시간 및 기상 등 상황에 맞게 탐방코스를 잡아야 한다. 가을철은 낮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일몰 전에 하산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하고, 본인의 체력을 고려하여 탐방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처음 가는 계룡산국립공원 탐방로라면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코스별 난이도를 먼저 확인하고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에도 직접 문의하여 안내 받고 안전하게 산행하자.

둘째, 등산장비를 꼼꼼히 챙기자. 먼저 본인의 발에 맞는 등산화를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가을은 아침저녁 일교차가 심하므로 방한장비를 챙기고, 산행 중 먹는 간식 이외에 비상식량도 준비해야 한다. 이 외에도 등산복, 등산용 스틱, 랜턴, 비상약품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자.

셋째, 산행 전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전체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41건의 사망사고 중 20건이 심장돌연사이다. 심정지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산행 전에 가벼운 스트레칭과 걷기 등을 통한 체온을 높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박경필 국립공원공단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장
박경필 국립공원공단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장

마지막으로, 탐방 수요가 증가하는 가을 단풍철, 탐방 시 2m 이상 거리두기, 국립공원 정상부 및 쉼터 등 밀집장소에서 오래 머물지 않기, 탐방로에서 우측으로 한 줄 통행하기, 마스크 착용 및 손 씻기 등 기본방역수칙 준수하여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산행이 될 수 있도록 하자.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 단풍철이 왔다. 사전 준비를 통한 안전한 산행은 정상에서의 여유와 하산 후 힐링을 주는 지름길임을 명심하여 올 가을도 건강하고 기분 좋게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의 시간을 갖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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