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11월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농업인의 날은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해방 후 '권농일'로 시작해 1973년 어민, 목초 등 비슷한 기념일들과 합쳐져 '권농의 날'로 변경됐다가 1996년 다시 '농업인의 날'로 변경됐다.

11월11일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한 배경은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 '土'자가 겹친 '土月土日'을 상정하였고 이를 아라비아 숫자로 풀어쓰면 11월11일이 된다는 데 착안했다고 한다. 문제는 정작 11월11일이 농업인의 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온통 소위 '빼빼로데이' 행사 천지다. 백화점, 대형할인점은 말할 것도 없고 골목마다 들어선 편의점 앞은 으레 초콜릿 선물가판대가 인도까지 점령한 채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보행을 방해할 정도다. 이쯤 되면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이 특정업체의 마케팅 상술에 철저히 이용당하는 것만 같아 마음한 구석이 불편해진다.

김학수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br>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사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정부 및 지자체는 물론, 농협을 비롯한 농업관련 단체 주관으로 '농업인의 날'을 기념한다. 쌀로 만든 가래떡을 서로 나누는 '가래떡 데이' 행사와 함께 말이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너무 익숙해서 그 소중함을 잊어버리곤 하는 쌀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겨 보고 쌀소비를 촉진하고자 하는 취지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7.7㎏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쌀소비 촉진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나의 주식은 '쌀'이고'한국인은 밥심'이다. 11월11일 '농업인의 날'을 맞아 우리 농업과, 농촌, 그리고 쌀소비촉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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