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준영 청주시 하수처리과 주무관 정준영

물은 아침에 눈을 떠서 다시 잠들 때까지, 아침, 점심 및 저녁식사에 필요한 음식, 심지어 커피에서 술까지 우리의 일상 어느 곳에든 존재한다. 이렇듯 물을 빼놓고 사람의 삶을 상상할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 기준 한 사람당 사용하는 물의 양은 약 282리터로 세계 3위에 해당한다. 이렇듯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우리가 사용한 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정화되는지 모른다. 그러나 물이 제대로 정화되지 않으면 생태계에 큰 부담을 주게 되고 때로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물의 정화는 오늘을 살아가는데 있어 간과해서는 안될 필수적인 과정이다. 이같은 하수처리 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하수란, 사람의 생활이나 경제활동으로 인해 액체성 또는 고체성 물질이 섞여 오염된 물과 건물, 도로, 그 밖의 시설물의 부지로부터 하수도로 유입되는 빗물, 지하수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흘려보내는 물이라고 보면 된다.

하수는 하수관을 따라 배수설비로 이동하며 하수관로를 거쳐 해당 지역의 하수처리시설로 유입된다. 이후 총 6단계의 하수처리 과정을 거치게 된다. 1단계는 유량조정조이다. 이곳에서는 유입된 하수의 유량과 수질의 변동을 균등화해 침사지로 보낼 준비를 한다. 2단계는 침사지이다. 침사지에서 흙, 플라스틱 등 부피가 큰 쓰레기를 걸러낸다. 3단계는 최초 침전지이다. 하수를 처음으로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며, 오염물질을 서서히 가라앉혀 제거한다.

4단계는 생물반응조이다. 최초 침전지를 통과한 하수에 공기를 불어 넣고 미생물을 키워 하수에 있는 유기물질을 분해한다. 5단계는 최종침전지이다.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 덩어리들이 이곳에서 다시 침전돼 맑은 물만 위로 뜬다. 여기까지 통과한 하수는 마지막 6단계인 총인 처리를 거쳐 방류수 수질 기준에 맞춘 뒤 하천으로 방류된다. 총 6단계의 과정을 거쳐 방류된 물은 하천, 강, 바다 등을 흐르다 다시 사람이 사용하는 물이 되는 것이다.

정준영 청주시 하수처리과 주무관 정준영
정준영 청주시 하수처리과 주무관

물이 계속 순환한다고 볼 때 하수처리 과정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하수처리를 위해 인건비, 수선유지비 등 매년 막대한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물티슈, 비닐 등 분해되지 않는 쓰레기가 하수로 유입돼 설비가 고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빈번해 하수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처리 비용을 아끼고자 폐수나 가축 분뇨, 준설토, 기타 오물 등을 하수관로에 무단으로 흘려보내 방류수 수질 기준을 초과하는 일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한 물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 당장 눈앞의 귀찮은 것이 싫고 비용이 아까울 수도 있지만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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