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이은경 진천상산초 수석교사

쌀쌀한 바람에 가을의 냄새가 잔뜩 묻어있다. 길가에 무더기로 피어있는 코스모스를 보며 이 아름다운 계절을 잡을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처음으로 생각해 보았다.

교직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내 수업이야기를 다른 교사와 나누는 것이 부끄러웠다. 또 나의 수업을 평가 받을까 두려워 문을 꼭꼭 닫고 수업을 했다. 수업을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데 혼자서는 너무 버거웠다.

얼마 후 참여한 연수에서 이것이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만난 선생님들과 수업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배우는지, 교사는 어떻게 배움을 만들어야 하는지, 수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함께 공부했다. 그리고 각 학교로 카메라를 들고 가 수업을 찍고 영상을 보며 함께 수업이야기를 나눴다.

혼자는 시도도 못할 것들이 함께 하니 신나고 힘이 생겼다. 함께 수업을 고민하고 공부한 것이 계기가 돼 교사의 수업을 지원해주는 수석교사에 도전하게 됐고, 올해로 벌써 4년째 활동하고 있다.

이은경 진천상산초 수석교사
이은경 진천상산초 수석교사

교사의 전문성은 수업과 생활지도에 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교육활동은 결국 학생의 질 높은 배움과 성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유·초등 수석교사는 수업과 생활지도에 관련된 연구회나 다양한 연수에 자발적으로 꾸준히 참여한다. 또한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알기에 학교 안팎에서 선생님들과 배움을 나눈다. 수석교사들은 함께 연구하여 블렌디드 수업을 마련했다. 그리고 각 교과에 적용한 사례를 공유하는 수업축제를 열어 많은 선생님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학생의 배움을 중심으로 수업을 변화시키려는 수석교사의 힘은 함께라는 손을 잡을 때 더 큰 힘이 발휘됐다. 함께라서 이 얼마나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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