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당초 벼 매입 계획 대비 7천여t 초과
"부담 되더라도 물량 최대 매입"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기상여건의 호조로 쌀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며 충북 도내 농협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때 아닌 풍년으로 당초 계획된 쌀 수매량을 이미 초과하는 등 예상범주를 크게 넘어섰기 때문이다..

16일 충북농협에 따르면 현재(11월 15일 기준) 조곡기준 벼 매입량은 10만4천여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4천여t 대비 24% 증가했다.

당초 올해 벼 매입은 지난해 대비 107% 수준인 9만7천90t을 계획했으나 수년만에 쌀 풍년 현상으로 초과 매입한 상태다.

올해 충북의 쌀 생산량은 17만5천t으로 지난해 16만1천t 대비 8.9% 증가했다.

이 처럼 쌀 생산량의 증가는 올해 전국적인 기상 호조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벼 분열기(가지치는 시기)인 지난 6월 상순부터 7월 상순까지 평균기온은 22.5℃로 평년수준의 기온을 유지했다.

일조시간(hr)은 245.8% 소폭 줄었으나 강수량은 293.3㎜로 작년보다 27.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벼 분열기(가지치는 시기)에 적정한 기온 및 강수로 1㎡당 이삭수가 지난해 21.5개에서 22.5개로 1.0개 늘었다.

낟알이 형성되는 시기 일조시간 증가, 평균기온 상승 등 기상여건 호조로 1㎡ 날알수 역시 3만725개로 지난해(2만8천344개)보다 2천381개 많았다.

여기에 충북의 경우 재배면적은 3만3천㏊로 2% 늘었고 10a당 생산량 역시 523㎏으로 전년(491㎏)대비 6.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배면적은 지난해 대비 크게 증가하지 않았으나 쌀 풍년에 따른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많아지는 등 생산 효율이 높아진 셈이다.

이에 따라 일선 농가에선 '쌀값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쌀 생산량은 크게 늘어난 반면 쌀 소비량은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역의 한 농가 관계자는 "쌀 가격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며 "올해 벼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늘었으나 피땀 흘려 수확한 곡식들의 제 가격을 받지 못하 것 같다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다만 충북농협은 쌀 가격의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원활한 벼 매입을 위해 종합 상황실을 운영하는 한편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벼가 매입 됐으나 쌀 농가의 피해가 없도록 희망 물량을 최대한 매입할 예정이다.

충북농협 관계자는 "지역 농업인들의 실익 제고를 위해 물량매입을 확대하고, 수매 편의를 최대한 제공하고 있다"며 "충북농협은 부담이 되더라도 물량을 최대한 매입할 것이며, 수매가격을 추후 정부지침을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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