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11월은 농촌에서 1년 농사의 결실이 맺는 수확의 기쁨이 묻어나는 계절이다. 과거 우리농촌은 풍요와 기쁨이 넘쳐났지만 지금 우리 농촌은 풍년제나 풍물패에서 볼 수 있는 '농자천하지대본야(農者天下之大本也 )' 깃발은 고사하고 빼빼로 데이를 거쳐 농기계용 요소수를 찾아다니는 데 급급한 실정이다.

'농자천하지대본야'라는 말은 먹고 살아가는 근본인 식량이 바로 농업인들 손에서 나오는 것이니, 농업인이야 말로 천하의 근본임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데이문화와 수입농축산물, 게다가 농기계용 요소수까지 발목을 잡고, 우리 농축산물이 스테그플레이션 우려의 주원인으로 부각되면서 억울한 누명에 근간 마저 흔들리고 있다.

빼빼로, 요소수보다 더 중요한 우리 국민들의 생명창고를 책임지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많은 이들이 떠난 농촌에서 질 좋은 농축산물 생산에 힘을 쏟는 농업인이 바로 그들이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농업을 지속하며 농촌을 지키는 농업인들이 존재하기에 우리는 간식(빼빼로), 물류·유통과 관광(요소수)의 풍요로움을 한껏 향유할 수 있는 것이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농업인 덕분에 누리는 혜택은 단지 먹거리에 그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농업은 자연경관 및 경지보전, 자연자원의 지속 가능한 관리, 생물다양성 보존 등 환경의 편익을 제공하며, 지역의 사회·경제적 활력에 기여한다'며 다원적 기능을 공식화한 바 있다.

지난 11월11일 농업인의 날을 단순한 기념일이나 농업인들만을 위한 날로 인식해서는 안된다. 국민 모두가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되새기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손을 맞잡는 화합의 날이어야 한다. 농업과 농촌의 밝은 미래는 우리 모두가 힘을 모을 때 달성된다. 지금도 국민의 먹을거리를 키우고, 농촌을 지켜온 농업인들의 수고에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되새기고 어려운 주위 농업인들의 한숨도 챙겨 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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