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명희 청주시 청원구 행정지원과 팀장

며칠 전 지인 영철 씨와 같이 퇴근을 하게 됐다. 집 주변에 도착했을 즈음 영철 씨는 전화로 음식을 주문하면서, 냄비를 준비하여 가겠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내가 놀라서 물었더니 배달을 시킬 때마다 담겨 온 플라스틱 용기며, 몇 번씩 꽁꽁 싸맨 비닐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순간'우리 지역에 수많은 영철 씨가 있다면, 이런 영철 씨의 행동이 티핑 포인트가 되어 전역에 퍼진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쓰레기 처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각종 매스컴에서 쓰레기 관련 문제가 연일 보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듯이 더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일상생활에서 평범한 우리의 행동을 친환경적으로 바꿀 시점인 건 분명하다.

"2030 축의전환"의 저자에 따르면 도시인구가 친환경적으로 편안하게 생활하려면 두 가지 기본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 첫 번째 원칙은'평범함의 위력'이다, 탁월한 성과는 엄청난 도약이나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대개 작은 개선들이 연이어져 나타난다는 개념이다. 두 번째 원칙은 '부드러운 개입이다'. 강요 혹은 강압이 아니며, 상대가 부담을 느끼지 않고 긍정적 강화 혹은 직접적인 제안으로 행동을 변화시켜 개인의 동기와 열의, 그리고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이다.

사람들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을 느끼면 오염 물질을 덜 배출하도록 운전하거나 재활용에 참여하고 친환경 세제를 사용하는 등의 친환경적 행동을 많이 한다. 이러한 친환경적 행동들은 대부분 평소의 생활 습관에 달려있다.

부드러운 개입은 생각과 행동 사이의 간극을 좁혀주며 이를 통해 사람들은 긍정적인 습관을 개발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평소 생활습관을 들여서 생활 속의 작은 실천으로 스며들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에서 좀 더 친환경적으로 행동하기 위한 작은 습관을 들여다보자. 먼저, 올바른 생활 속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을 제대로 알아서 행동에 옮겨야 한다.

투명 페트병의 뚜껑과 부착 스티커는 떼고 이물질 없이 깨끗하게 비운 후 분리배출하자, 스티로폼과 다른 재질은 제거하고, 일반 폐지와 우유팩은 구분해서 배출하자, 깨끗한 비닐류는 분리수거하고, 이물질이 묻거나 스티커가 붙어있는 비닐류는 종량제 봉투에 버리자. 페트, 플라스틱, 비닐, 캔, 유리, 종이 등 재활용 가능 자원을 비우고, 헹구고, 섞이지 않게 잘 분리하는 습관을 통해 자원순환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김명희 청주시 청원구 행정지원과 팀장
김명희 청주시 청원구 행정지원과 팀장

두 번째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종이컵을 사용하기보다는 머그컵을 사용하자. 랩을 사용하기보다는 밀폐용기에 남은 음식을 넣어두자. 비닐 사용량을 줄이려면 장바구니 사용은 필수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확산되면서 배달이나 포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그릇이나 플라스틱 용기가 엄청나게 쌓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일상의 생활습관을 바꾸고 꾸준히 행하여야 한다.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의 변화가 모이면 기후변화를 늦추고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존하는 등의 큰일을 이룰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가 냄비 영철 씨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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