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부청사 로비 녹화 조성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 총리실 등에 총 5억 투입
볼거리·정서적 안정 장점… 과도한 예산집행 비난도
2025년까지 총 80억원 들여 청사 전 건물 확대 계획

정부세종컨벤션센터 1층 로비에 조성된 벽면녹화. /김미정
정부세종컨벤션센터 1층 로비에 조성된 벽면녹화.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최근 국무총리실 등 세종정부청사 일부 건물에 조성한 대규모 실내정원을 놓고 긍정·부정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실내 공기질 개선과 볼거리 제공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의견과 지나치게 큰 규모로 설치돼 예산낭비 라는 지적이 분분하다.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세종정부청사 1동 국무총리실, 2동 공정거래위원회, 3동 정부청사관리본부, 4동 기획재정부, 정부세종컨벤션센터 등 5개 건물 1층 로비에 자연친화적 실내정원을 지난주 설치 완료했다. 투입된 예산은 5억원. 건물마다 설치규모·예산 차이가 있지만 건물당 평균 1억원씩 들어간 셈이다. 목재박스에 화분을 심어 야외에 두는 그린박스도 세종청사 1~16동에 곧 설치될 예정이다.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올해 5억원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총 80억원을 투입해 세종청사 16개 동 전체에 실내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세종청사 3동 정부청사관리본부 플랜터 녹화. /행정안전부
정부세종청사 3동 정부청사관리본부 플랜터 녹화. /행정안전부

실내정원에 식재된 화분(포트)만 모두 2천951개.

난, 고무나무, 산세베리아, 안스리움, 양치류 등 10여 종의 식물이 쓰였다. 이들 식물은 벽면 일부를 빼곡하게 채운 벽면녹화, 바닥에서 천장까지 수직으로 쌓은 원형정원, 구내식당 출입구 상단을 이끼류로 장식한 모스벽면녹화, 플랜터 녹화 등의 유형으로 연출됐다.

익명을 요구한 공정위 소속 한 공무원은 "실내정원으로 내부 공기가 좋아지고 정서적 편안함을 주는 건 좋은데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1층에만 크게 설치할 게 아니라 그 예산을 쪼개서 층별로 조성하거나 휴게실 등에 설치했으면 만족도가 더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청사 실내정원을 본 한 외부 공무원도 "취지는 좋지만 1억원짜리 실내정원은 예산낭비"라고 꼬집었다.

정부세종청사 1동 국무총리실 로비에 조성된 원형 실내정원. / 김미정
정부세종청사 1동 국무총리실 로비에 조성된 원형 실내정원. / 김미정

설치규모와 예산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각 건물별로 로비 면적의 2%에 해당하는 규모로 파악됐다. 실내공간 면적 대비 2%의 식물을 도입할 경우 공기 중 유해물질 포름알데히드 50%, 톨루엔 60%, 초미세먼지 15% 저감 효과가 있다는 농촌진흥청 연구결과가 있어 그에 따른 것이라고 행안부측은 설명했다.

실내정원 면적은 5개 건물 총 391.96㎡로, 총리실 60.63㎡, 공정위 67.33㎡, 청사관리본부 15.37㎡,, 기재부 57.91㎡, 세종컨벤션센터 190.72㎡다.
 

정부세종청사 2-2동 공정거래위원회 로비에 조성된 벽면녹화. /김미정
정부세종청사 2-2동 공정거래위원회 로비에 조성된 벽면녹화. /김미정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청사 실내정원 조성으로 실내 유해물질 저감효과와 직원들 심리적 안정감 상승, 스트레스 저감 효과를 기대한다"며 "자동관수시스템에 따라 일주일에 1번 자동으로 물을 주고 자동습도가 유지돼 관리가 따로 필요없다"고 말했다.

최근 실내정원 조성 추세에 대해 한 식물전문가는 "식물마다 생육조건과 물 주는 주기와 양이 다르고 같은 종이어도 개체마다 차이가 있다"며 "아무리 내성이 강한 식물이라도, 완벽한 시스템이라도 사람이 계속 관심을 안주면 무용지물이 된다"며 지속적인 관리 필요성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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