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무상급식 예산 삭감 관련 '작심발언'
충북도 국비예산 4천700억원 사용처 추궁 날세워

고교 무상급식 시행을 놓고 갈등을 빚은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이 10일 도지사 집무실에서 초·중·고·특수학교 무상급식 경비와 미래인재 육성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범덕 청주시장, 이시종 지사, 김병우 도교육감, 장선배 도의장. / 김용수&nbsp;<br>
2018년 12월 10일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이 초·중·고·특수학교 무상급식 경비와 미래인재 육성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한범덕 청주시장, 이시종 지사, 김병우 도교육감, 장선배 전 도의장.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충북도가 내년 무상급식을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과 관련, 이시종 충북도지사를 향해 거침없는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김 교육감은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의 무상급식 예산 삭감은) 한 번 찔러 봤다고 생각하는데, 도가 이대로 (삭감)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합의하지 못하면 협상이) 차기 지사에게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만일 차기 지사까지 무상급식을 못하겠다고 하면 (도가 삭감한 예산을) 학부모에게 부담시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그래서 정치적 결단은 그 쪽(충북도)에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동안 무상급식에 따른 정치적 이익은 (도가) 다 봤다"며 "(도가 무상급식에서) 발을 뺄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도지사와 교육감이 만나 담판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만나서 팔씨름이나 입씨름을 하라는 거냐. 만나서 해결할 일이 아니다. 도민이 결정해 줘야 한다"고 못박았다. 

김 교육감의 이 발언은 무상급식과 관련해 이 지사와 만날 의사가 없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이어 "무상급식 전국 모범사례로 꼽히는 충북이 가장 미온적이었던 경북을 따라가게 생겼다"며 "경북을 사례로 (도가) 무상급식 분담률을 재조정한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 교육감은 이 지사를 '무대뽀'라고 지칭하거나 "열받는다"라고 발언할 정도로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기자들과 대화 내내 여유있는 웃음을 잃지 않았지만 무상급식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때는 '뼈 있는'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정부의 세수 증대로 교육청 예산이 2천700억원 증액된 것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돈이 남아돈다고 하는데, 교육청은 정부로부터 2천700억을 추가로 받았지만 도청은 4천700억원이나 받았다"며 "(도는) 4천700억원을 받아 놓고 (교육청이) 2천700억원 받은 것을 핑계로 어린이집에 대한 지원을 못한다고 하는데, 4천700억원은 어디다 쓰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도는 최근 내년 예산안을 짜면서 일방적으로 도 분담률을 40%로 낮춰 올해(238억원)보다 110억원 적은 127억원을 편성했다. 도는 그 동안 식품비의 75.7%를 시·군과 4 대 6 비율로 분담해 무상급식에 지원해 왔다.

따라서 내년도 무상급식 식품비를 797억원으로 추정할 때 시·군 분담액(191억원 추정)을 포함해 대략 284억원의 예산 공백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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