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 잔]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

얼마 전 국내의 대형서점에서 음악 일반/교양 부문 1위에 오른 책이 눈에 띄었다. 대중음악 전문가인 류석원 님의 저서인 '응답하라 오리지널 팝'이 그것이다.

오리지널 팝송과 리메이크 120곡을 정리해서 비교 설명한 책인데, 필자도 나름 오랫동안 음악을 들어왔다고 자부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중 한 가지를 소개해 보면, 독일의 댄스그룹 '보니 엠'이 1978년 리메이크해서 부른 'Rivers Of Babylon'이라는 노래에 얽힌 사연이다.

'Boney M'은 1970년대와 80년대, ABBA와 함께 유럽 팝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혼성그룹이다. 그들이 불러서 히트시켰던 노래를 떠올려보면, 10년 전 736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강형철 감독의 영화 제목으로도 사용된 'Sunny'라는 노래를 비롯해서, DJ DOC가 노래 Run To You에서 도입부를 샘플링해서 사용하기도 했던 'Daddy Cool', 'Bahama Mama', 'Rasputin', 'Happy Song'등 우선 생각나는 노래만 해도 굉장히 많다.

'Rivers Of Babylon'이란 노래도 이런 히트곡들 사이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이 유명한 팝송이 구약 성경 시편 137편을 기초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기원전 586년 바빌로니아인들이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유대인들을 바빌론으로 이주시키게 되었는데, 전쟁에서 진 유대인들이 바빌론 강가에 앉아 이스라엘로 다시 돌아갈 날을 그리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들어왔던 너무나 유명한 노래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가사의 앞부분이 '다들 이불 개고 밥 먹어'라고 들려서, 개그의 소재가 되었던 곡이라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히 노래 가사를 신경 쓰지 않고, 당연히 아는 곡이라고만 생각했던 노래가, Boney M의 'Rivers Of Babylon'이었다.

한글로 번역된 가사를 소개해 본다.

바빌론의 강가에 우리들은 앉아 있었다오/그래요 우리는 시온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어요/악인들이 나타나 우리를 납치하여 끌고 가/우리에게 찬양을 요구하였지요/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이방의 땅에서 주님의 노래를 부를 수 있었겠어요/우리들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언어와/마음속에 영그는 명상을/오늘 밤 주님의 눈앞에서 거두어 주소서/바빌론의 강가에 우리들은 앉아 있었다오/그래요 우리는 시온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어요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br>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도, 사실은 이 노래의 경우처럼, 그 내용을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들이 상당수 있으리라. 요즘 자주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씩 떠올려 본다. 그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안다고 해서, 그 사람과 한두 번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다 아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이 어떤 이유로 희화화되었다고 해도, 그를 웃음거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일찍부터 어두워진 창밖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에 잠기는 밤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