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내년에 있을 대통령선거,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 선출 등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선출직 공직자의 자질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다시금 생각해 본다. 선출직 공직자는 도덕성과 청렴함은 기본이고 책임감, 의사소통력, 통찰력 등 여러 가지 자질이 필요하겠지만 반(半) 정치가, 반(半) 행정가의 포용적 리더십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정치와 행정은 무엇인가? 정치는 사람들 사이의 의견차이나 이해관계를 둘러싼 다툼을 해결하는 과정이고 행정은 정치나 사무를 실행하는 것으로 법 아래에서 국가 목적 또는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행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국가의 통치행위로 정의한다.

사회가 존재하는 한 피할 수 없는 '갈등'

원시사회에서부터 무엇을 먹을지? 어떻게 먹을 것을 구할지? 어디에서 안전하게 잘 것인지? 등 가장 원초적인 문제부터 개인 또는 집단 간의 갈등이 존재했을 것이다. 그러한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하려는 마을 원로, 지금의 선출직 공무원이 있었을 것이고 갈등이 싫어서 회피했다면 인류는 멸망했을 것이다.

원시사회에서는 갈등 속에 '사회적 룰'은 있었겠지만 성문화된 법은 없었다.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지면서 국가의 틀을 세우고자 성문법이 만들어졌고 그 속에서 국왕의 통치행위가 있었다. 정치와 행정의 족보를 굳이 따지자면 정치가 행정의 할아버지 격은 될 것이다.

원시부족사회부터 내려온 제국주의, 민주주의 현대사까지 통치행위의 겉모양과 알맹이는 달라도 그 속에는 늘 사람, 갈등, 갈등 관리자가 있었다. 세계사의 페이지마다 어떤 갈등 관리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명운이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세태를 바라보면 크고 작은 갈등과 다툼의 현장에서 선출직 공무원의 무능력으로 호미로 막아도 될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종종 보게 된다. 이로 인해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갈등의 문제는 옳고 그름의 날선 대립각의 문제가 아닌 상호 신뢰적 공감대 속에 합리적 협상을 통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중요하다. 그것이 선출직 공무원의 기본 자질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선출직 공무원

지방자치 부활 30년을 맞아 되돌아보면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에 많은 상처와 굴곡이 있었고 새로운 변화의 중심에는 늘 국민이 함께 있었기에 그 모든 변화의 움직임들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대한민국 민주화의 변화와 그 속에 담긴 풀뿌리 민주주의가 지닌 숭고한 가치를 계승하여 더욱 발전시켜 후세에 전승하는 것이 선출직 공무원의 본질적 사명이라 생각한다.

내년에 있는 선거를 앞두고 선출직 공무원의 직무 수행에 필요한 기본 자질과 관료사회의 끊임없는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성찰해 봐야 할 시점이다.

요즘 들어 '왜 선출직 공무원을 하느냐'고 많은 사람들이 필자에게 묻는다.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민심을 대변하고 민심을 정책화하는 일련의 과정,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주민들의 선거로 선출된 공직자의 존립 이유이자, 주민들이 그들에게 무엇을 바라고 필요로 하는지 생각해 보면 질문에 대한 답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선출직 공직자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사람이고 힘든 오늘보다는 밝은 내일의 꿈과 희망을, 부족한 현재보다는 풍족한 내일의 삶을 만드는데 있다고 단언한다. 한 해를 갈무리하는 12월, 오늘도 '청주시민'을 향해 힘차게 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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