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자기의 이익만을 꾀하고 오직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을 우리는 이기주의자라고 한다.

"남이야 어떻게 되건 나만 잘 살면 된다.", "남 잘되는 꼴 못 본다."라는 말이 있다. 이기적인 마음은 돌고 돌아 스스로에게 피해를 가져온다. 이기심은 남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 죽이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기심의 최후의 피해자는 자기 자신임을 명심할 일이다.

심리학자들이 사람의 심리상태를 점검하는 방법 가운데 측정 대상자가 일정한 시간의 연설이나 대화 또는 일정한 길이의 문장에서 '나'라는 단어를 얼마나 자주 쓰는가를 조사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나'라는 단어를 자주 쓰는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심리상태는 건전하지 못하다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이었다. 황제가 되었을 때, 스스로 왕관을 썼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손으로 씌워주는 왕관도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자기중심적이었기 때문이다.

광주리에 게가 한 마리밖에 없을 때는 게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덮개로 덮어두어야 한다. 그런데 게가 두 마리 이상일 때는 덮개가 필요 없다. 물론 게들은 도망치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어떤 게든지 간에 광주리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다른 게가 그 게를 밑에서 끌어내린다. 이 현상은 끊임없이 반복되어 결국 아무도 탈출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여러 마리의 게가 있을 때는 덮게도 필요 없고, 도망갈까 하는 걱정도 필요 없다.

어느 병실에 두 사람의 환자가 한 사람은 창 쪽에, 한 사람은 벽 쪽에 나란히 누워 있었다. 벽만 보이는 쪽의 환자가 답답해 할 때면 창 쪽의 환자는 바깥 풍경을 열심히 이야기해 주곤 했다. 막 꽃봉오리를 터트린 꽃나무의 이야기, 아장아장 걸어가는 아기와 젊은 엄마의 이야기….

그러던 어느 날 벽 쪽의 환자는 창 쪽의 환자의 위급함을 알았지만 창 쪽 자리를 탐내어 간호사를 부르지 않았다. 창 쪽의 환자가 죽자 그는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가 창밖으로 보게 된 것은 높다란 붉은 담뿐이었다.

일을 모두 끝낸 농부가 흔들의자에 느긋하게 앉은 채 저녁에 배달된 신문을 읽고 있었다. 신문을 읽던 농부의 시선이 한 곳에서 멈췄다. 그곳에는 새로운 옥수수 종자가 개발되었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농부는 다음날 날이 밝기가 무섭게 종묘가게로 달려가서 그 씨앗을 구입했다. 씨앗을 밭에 뿌리고는 한 해 동안 정성을 다해서 재배했고 결과는 대풍작이었다.

그것을 본 이웃의 농부가 찾아와서 새로운 옥수수 종자를 조금만 팔라고 사정했다. 그러나 농부는 경쟁력을 잃을까봐 한마디로 거절했다. 그리고 다음해가 되어 수확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수확이 별로 좋지 않았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농부는 옥수수의 수확이 줄어드는 원인을 찾아냈다. 새로운 옥수수 종자는 이웃에 있는 옥수수 밭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온 나쁜 옥수수 종자의 꽃가루 때문에 본래의 열등한 종자로 바뀌어 버렸던 것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인간은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이다.

이기적인 인생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기심을 뛰어넘어 주변에 대한 관심과 돌아봄이 있을 때 비로소 한계를 깨고 성장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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