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 이경용 더불어민주당 제천·단양 위원장이 정치에 입문할 당시 얘기다. 이 위원장이 공직에서 물러날 때 여러 정당에서 손짓을 했다고 한다. "보수 세력이 강한 지역인 만큼, 새누리당(현 국민의 힘)으로 와야 한다" "아니다. 이젠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민주당으로 와야 된다" 등 이런 행복한 고민 속에 이 위원장은 정치에 입문했다.

그러나 그는 정작 가족들의 의견에 따랐다고 한다. 이 위원장이 새누리당으로 갈 경우, 가족 모두는 이 위원장을 돕지 않겠다고 결의했다는 후문이다. 이 정도로 이 위원장의 집안은 민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

이렇게 이 위원장의 정치가 시작된다. 21대 총선 때의 일이다. 당시 한 지인이 본보에게 이렇게 물었다. "정 기자 이번 총선때 제천·단양 국회의원은 누굴 찍을 거야?" "글쎄요"라고 답했더니 서슴없이 "난 이경용 전 금강유역환경청장을 찍을 거야"라고 말했다.

그 지인은 공교롭게도 단양에서 활동하는 새누리당 당원이었기에 무척 당혹스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위원장의 화려한 이력과 중앙부처에서 근무했던 오랜 경력으로 인한 기대심리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정작 이 위원장은 21대 민주당 총선 경선에서 이후삼 전 국회의원에게 석패했다. 앞서 열린 2018년 민주당 제천시장 경선에서도 쓰디쓴 술잔을 마셔야만 했다. 이런 험난했던 정치 생활을 맛 봤던 이 위원장으로서는 이번 제천·단양 위원장 임명은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그렇다고 기뻐할 일 만도 아니 듯 싶다. 내년 대선이 이제 3개월 남짓 남았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고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난제는 그동안 꼬여 있는 제천지역 당원 간의 묵은 감정 등을 어떻게 풀어가느냐다.

현재 제천지역 민주당은 이후삼 전 위원장과, 이근규 전 제천시장, 이상천 제천시장의 조직으로 나뉘어 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이들은 현재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것 만은 사실이다. 과연 이 위원장이 엉켜진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숙제로 남는다.

이 위원장은 지난 7일 취임사를 통해 제천·단양 지역위원회 '원팀'을 강조했다. '편 가르기'를 하지 않고, '전에 어디에 서 있었는지' 묻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과거는 모두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바위처럼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이를 위해 같은 날 오후 1시 께 제천시의회 의장실을 찾아 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화합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말처럼 캐캐묵은 갈등이 속히 해소되고 내년에 있을 공천잡음이 없길 당원들은 바라고 있다. 특히 중앙부처에서 펼쳐왔던 탁월한 업무능력으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신임 위원장의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확고한 신념과 리더십을 통해 어떠한 정치력 입증을 보여 줄 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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