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예비후보자 설명회 참석 지난 총선서 정치 중량감 인정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충북 정치 1번지' 청주시 상당구 재선거가 요동치고 있다.

청주 상당구 재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더불어민주당이 귀책사유를 들어 무(無)공천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직전 당협위원장이었던 윤갑근 전 국힘 충북도당 위원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정치 재개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무공천 기류로 국민의힘이 손쉽게 상당구를 재탈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윤 전 위원장이 부활하면서 국힘의 공천 구도가 복잡하게 꼬일 가능성도 커졌다.

이로써 상당구 재선거의 관전 포인트가 윤 전 위원장의 재도전 여부에 쏠리게 됐다.

민주당의 무공천 가능성이 커지면서 '싱거운' 선거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윤 전 위원장이 정치적으로 생환하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윤 전 위원장의 상당구 재선거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윤 전 위원장의 측근은 "지난 10월 상당구 재선거 예비 후보자 입후보 안내 설명회에 대리인을 참석시켰다는 것 자체가 정치 재개 가능성을 염두해둔 행보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윤 전 고검장이 '정치적 도리'를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상당구 재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가 구속되면서 정치적 동지를 자처했던 일부 인사들이 등을 돌린 것에 대한 실망감이 정치를 놓지 못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윤 전 위원장이 상당구에 재도전할 경우 정우택 충북도당 위원장(상당구 당협위원장)과의 경선은 피할 수 없다. 민주당이 기존 셈법대로 무공천을 결정할 경우 정 위원장은 사실상 무혈 입성을 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윤 전 위원장이라는 껄끄러운 상대를 만나게 된 것이다.

정치 초년생이었던 윤 전 위원장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후보에게 3천25표 차이로 석패할 만큼 정치적 중량감을 인정받았었다. 당시 윤 전 고검장은 4만2천682표를, 정정순 후보는 4만5천707표를 각각 얻으면서 표 차이가 3.2%에 불과했다.

변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무공천에 발맞춰 전략공천을 할 수도 있다.

김수민 국민의힘 홍보본부장은 13일 충북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그림이 그려지고, 그걸 기준으로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며 "공천 시기는 1월 중순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구도에서 김종대(정의당) 전 의원의 상당구 출격도 관심사다. 여기에 민주당의 무공천 결정에 불복해 출마하는 여당 인사가 있을 경우 상당구의 선거 판도는 복잡다변한 선거 구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민주당이 상당구 재선거에 무공천을 할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그야말로 맥빠진 선거가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윤 전 검사가 등판할 경우 상당구 재선거 구도가 복잡하게 꼬이면서 유권자 입장에서는 흥미진진한 선거가 되겠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