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영한 부여·서천 주재 국장

2021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코로나19로 힘든 나날에도 거리엔 크리스마스트리가 반짝이기 시작했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세월은 흘러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어김이 없는 것이 세월이고 시간의 흐름이다.

미국 유학 시절 겔만 박사(Murray Gell-Mann)의 강의를 매 학기 수강했다. 겔만 박사는 미국의 물리학자로 우주의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인 쿼크(Quark)를 발견하고 그 존재를 증명하여 1969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세계적인 석학으로 물리학뿐만 아니라 생물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 박식했다.

겔만 박사의 수업 시간은 90분이었는데 처음 20여 분은 질의 응답시간으로 진행했다. 물리학,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등의 어떠한 주제도 상관없이 학생들이 질의하고 겔만 교수가 답하는 형식이었다. 교수의 일방적인 강의가 일상적인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으로서는 대단히 인상적인 수업이었다.

어느 날 질의 시간을 이용해 "인생은 다름 아닌 시간과 공간의 함수인데 공간의 개념은 이해하겠으나 시간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다. 겔만 박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본인 손목시계의 시간을 보더니 "10시 30분입니다. 다음 질문은(it is 10.30, what's next?)"하고 다음 질의자에게 순서를 넘겼다.

윤영한 부여주재 기자
윤영한 부여·서천 주재 국장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단어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2021년 신축년(辛丑年) 소띠의 해 또한 저물고 있다. 코로나19가 2년동안 전 세계를 뒤덮은 것도 모자라 기세를 더해가는 가운데 올 한해도 그 어느 해보다도 힘들고 지친 한 해였지만, 세월은 어김없이 흘러 2022년 임인년((壬寅) 호랑이 해 다가오고 있다.

신축년의 다사다난함을 잊고 새해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한 해, 일상이 회복되는 한 해, 올해와는 다른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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