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챌린지 참여, 누굴 위한 것인가
단체장 챌린지 참여, 누굴 위한 것인가
  • 김미정 기자
  • 승인 2021.12.21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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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김미정 세종정부청사 담당 부장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각종 챌린지가 넘쳐나고 있다. 콕 집어 말하자면 지자체장, 기관장, 지방의원, 정치인, 단체나 협회 대표 등의 챌린지 참여가 그렇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더 심해지는 모습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이들 단체장·기관장·지방의원들의 각종 챌린지 참여 기사에 국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단체장들의 챌린지 참여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사회를 위한 것인가, 본인을 위한 것인가?

챌린지의 핵심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일반인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함께 실천하면서 선한 영향을 퍼뜨리는 데 있다. 그렇다면 단체장들의 챌린지 참여는 '일반인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는가? 챌린지 목적에 맞게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가?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는가? 세 가지 모두 '아니올시오'다.

단체장들에게 바란다. 보여주기 챌린지는 그만하고 '조용히 동참하는' 챌린지,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챌린지를 해달라. 요컨대, 자신들의 낯 내기 용으로 챌린지를 활용하지 말고, 사진 한 장 남기기 위한 이벤트로 악용하지 말라는 뜻이다.

챌린지들도 우후죽순 늘면서 취지가 희석된 측면도 있다. 고고챌린지, 리브투게더 챌린지, 용기내 챌린지, 러브라이스 챌린지, WE대한약속 챌린지, 고맙습니다 필수노동자 챌린지, 세이브 아프간 위민 챌린지, 자치분권 기대해 챌린지,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 안전강화 119 챌린지, 핸드인핸드 챌린지, 플라워 버킷 챌린지 등 그야말로 챌린지 홍수다. 이름만 들어서는 무슨 취지인지 알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챌린지의 시작은 2014년 아이스버킷챌린지였다. 루게릭병에 걸린 야구선수의 친구들이 그와 고통을 함께하기 위해 얼음물 세례 동영상을 올리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선한 영향을 남겼다. 우리의 대표적 챌린지는 코로나 대응으로 지친 의료진들을 응원하기 위한 '덕분에 챌린지'를 꼽을 수 있다.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동작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올리고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범국민적 호응을 얻었다. 외교부에서 시작한 '스테이 스트롱 캠페인'도 '견뎌내자(Stay Strong)' 문구로 코로나 극복 염원을 담아 각계 동참을 이끌어냈다.

행정안전부에서 시작한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 환경부가 시작한 플라스틱 사용 자제를 위한 '고고챌린지',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WE대한약속 챌린지', 충남도가 시작한 '저출산 극복해요! 범국민 포(4)함 릴레이 챌린지' 등에도 단체장·기관장들이 대거 참여했다. 인종차별 반대를 위해 유네스코와 외교부가 시작한 '리브투게더 챌린지',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인권 보호를 촉구하는 '세이브 아프간 위민 챌린지' 등 글로벌 차원도 있었다.

김미정 기자
김미정 기자

도전은 좋고 필요하다. 하지만 단체장들의 자신들 낯 내기 목적의 도전은 그만 보고 싶다. 챌린지의 좋은 취지와 선한 영향력을 흐리지 말고 동참의사가 있다면 '조용히' 참여하길 바란다. 선행은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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