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충주병원, 지역 의료서비스 '도마위' -上.지방의대 허가 받고 서울서 딴 살림
건대 충주병원, 지역 의료서비스 '도마위' -上.지방의대 허가 받고 서울서 딴 살림
  • 정구철 기자
  • 승인 2021.12.27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컬캠퍼스 의전원 실태 조사… 지역 환원 내건 총장 직위해제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교육부가 울산에서 의과대학 설립 허가를 받은 뒤 허가사항과 달리 서울에 있는 협력병원에서 학생들을 교육해 온 울산의대에 대해 지난 9일 시정명령을 내렸다. 울산의대 뿐 아니라 전국의 6개 대학이 이처럼 편법으로 의과대학이나 의학전문대학원을 운영해 온 사실이 2020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일부 대학이 지역에서 의대 설립 허가와 정원을 받은 뒤 학생들에 대한 교육은 서울에서 하는 해묵은 관행이 다시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본보는 울산의대와 유사하게 운영해 온 건국대학교 의과대학의 실태와 파행적으로 운영돼 잡음이 끊이질 않는 건국대 충주병원이 지역 의료서비스에 미치는 영향 등을 3차례에 걸쳐 집중 보도해 열악한 충주지역의 의료 현실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편집자

건국대학교는 지난 1985년 교육부로부터 충주캠퍼스에 의과대학 설립 인가를 받았다.

당시 의료인력이 포화상태인 서울에서 의과대학 신설이 불가하자 건대는 의료환경이 열악한 충주에 대학병원급 의료시설을 세운다는 조건을 걸고 충주캠퍼스에 의과대학 설립 인가를 받았다.

이후 2005년에는 의과대학을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으로 전환했다.

충주에서 의전원을 운영하는 것이 허가조건이었지만 건대는 이 약속을 어긴 채 2007년부터 십수년 동안 서울캠퍼스에서 편법으로 의전원을 운영해왔다.

건대 재단은 당시 충주병원에 투자하는 대신 서울 광진구에 건국대병원을 개원하고 여기를 중심으로 의전원을 운영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충주에 있는 글로컬캠퍼스 소속이면서도 이론과 실습 등 모든 수업은 서울 건국대학교병원에서 진행했다.

충주지역에서는 이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해오다 2019년 더불어민주당 충주지역위원회가 '건국대 의전원 불법 운영'에 대해 교육부에 감사를 요청하면서 건대 의전원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교육부는 당시 서울캠퍼스와 충주 글로컬캠퍼스에 대해 현장점검을 하고 미인가 운영실태를 확인해 학생들이 서울에서 수업을 받고 충주에서는 이론과 실습 등 수업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의전원 교수 총 31명 중 충주캠퍼스에 연구실을 두고있는 교수는 2명에 불과했고 이들마저 담당 과목의 수업은 서울캠퍼스에서 진행한 것이 드러났다.

교육부는 당시 학교 관계자 34명에 대해 경징계 처분을 요구했지만 정작 서울에서 의전원을 운영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재단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는 없었다.

민상기 건대 총장은 당시 문제를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충주지역위원회를 찾아가 의전원을 충주로 환원하고 의과대학으로 변경하겠다고 약속했다가 건대 이사회로부터 직위해제되기도 했다.

이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라 충주지역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자 건국대 재단은 올해부터 1·2학년생들에 대한 기초과목 수업을 글로컬캠퍼스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3·4학년생들에 대한 실습은 서울에서 하고 있다.

의대 수업의 특성상 이론수업도 시설과 장비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충주에서의 수업이 쉽지는 않다는 이유다.

건대는 의전원을 6년제 의과대학으로 환원하기로 하고 교육부로부터 인가받아 내년 신입생 40명을 선발한 상태다.

이들에 대한 실습을 충주에서 진행하기 위해서는 충주병원에 대한 투자와 시설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전국 대학 가운데 수익용 자산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건국대는 지금까지 서울 건국대병원에 집중 투자하는 것과는 달리 건국대 충주병원에 대한 시설투자를 꺼리고 있다.

민주노총 건대 충주병원지부는 "재단이 서울에 위치한 건국대병원에는 4천억 원 가량을 투자한 반면, 충주병원은 지원없이 방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설 투자가 안되다 보니 충주병원은 최신 의료장비 확충은 물론, 전공의와 인턴 배치조차 원활치 않다.

규모가 작은데다 시설마저 열악하다 보니 진료의사들이 건대 충주병원에 근무하기를 꺼리고 있다.

이 때문에 충주병원은 고질적인 의료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연히 충주병원의 의료서비스 질이 낮아지게 되고 환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건대 충주병원 관계자는 "의전원 문제가 불거지면서 어쩔 수 없이 충주에서 기초수업 정도만 진행하고 있지만 재단이 충주병원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기능을 강화하지 않는한 향후 의대생들에 대한 서울에서의 편법 수업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