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웅, 구태정치 비판 입장 번복·국힘 박한석 "물타기 작전 " 반박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충북 청주 상당구 재선거에 출마하려는 더불어민주당 예비주자가 국민의힘이 상당구 공천을 통해 구태정치를 재현한다면 민주당도 후보를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상당구 재선거를 치르게 된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이 무공천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나온 주장이라 주목된다.

상당구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려는 이현웅 서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은 국민에 대한 정치적 신의를 지키고자 무공천을 고민하고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정치 수준을 후퇴시키는 인물을 무혈입성하게 하는 거라면 민주당도 적극적인 공천을 고려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정우택 국민의힘 충북도당 위원장이 상당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는 기사 링크를 첨부했다. 이 교수는 또 "구태정치의 전형적인 인물이 충북 정치 1번지인 상당에 출마하는 것이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궁금하네요"라고 적었다.

정 위원장의 상당구 출마를 구태정치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정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 민주당이 무공천 결정을 한다면 그가 어렵지 않게 당선된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서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애초 이 교수는 민주당이 상당구 무공천을 결정한다면 이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낙마의 귀책사유를 제공했기 때문에 민주당의 책임정치를 위해 감수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 위원장이 상당구 출마를 공식화하자, 돌연 민주당이 반드시 공천을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 교수의 글에 박한석 국민의힘 도당 수석대변인은 상당구민을 우롱하지 말라며 반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이 교수의 글을 링크한 뒤 "작위적인 구태라는 굴레를 씌워서 귀책사유로 인한 무공천 의지를 슬그머니 거두고, 개인의 권력욕심으로 후보를 내려하는 것은 명맥히 물타기 작전"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와 박 수석대변인의 각각의 SNS 글에는 각 당의 진영 논리에 따른 댓글이 수십개씩 달렸다.

한편 이 교수의 이 같은 입장 변화가 다른 상당구 예비주자들에게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상당구 출마를 저울질하는 박문희 충북도의회 의장은 이 교수처럼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또 다른 예비주자인 장선배 충북도의원과 김형근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아직 당의 공식 결정이 없다"며 입장 표명을 보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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