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통솔력·용맹·지혜 상징… 액운·역병 날릴 '범' 내려온다

맹호도. 호랑이 그림은 예로부터 호랑이의 용맹함에 기대어 액(厄)을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로 많이 그렸다. 이 그림은 우석(友石) 황종하(黃宗河, 1887~1952)의 그림으로, 우석은 호랑이 그림을 잘 그려 '황호랑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국립민속박물관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2022년은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띠(흑호)의 해다. 호랑이는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서 힘과 용맹함을 상징하며, 우리 민속에서는 산신(山神)·산군(山君)·산왕(山王)으로 불리며 신성시 됐다. 

또한 효와 보은을 실천하는 어진 동물로 등장하기도 했다.

옛부터 새해에는 대문에 호랑이를 그렸고 부적을 붙여 부정한 것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기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우리 선조들은 사람과 가까운 동물이자 도움을 주는 영물(靈物)로서도 인식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지난해 11월 발간한 '한국민속상징사전:호랑이 편'을 살펴보면 호랑이와 관련된 다양한 모습과 문화적 의미가 정리돼 있다.

특히 고대 단군신화로부터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마스코트였던 '수호랑'에 이르기까지 호랑이 관련 내용을 전부 수록돼 있다.
 

 

십이지신도-인신.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호랑이 신장(神將) 그림이다. 반은 인간이고 반은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십이지신도는 절에서 큰 행사를 할 때 해당 방위에 걸어 잡귀를 막는 역할을 한다. /국립민속박물관

그 중 호랑이띠에 대해 살펴보면 호랑이띠는 12띠 중 세번째로 인년생(寅年生)을 말하며 범띠라고도 불린다.

시(時)로는 오전 3시부터 오전 5시까지, 방위는 동북동(東北東), 달은 정월, 계절은 입춘에서 경칩 전날까지, 오행은 목木, 음양은 양陽에 해당한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호랑이띠에 태어난 사람은 기본적으로 호랑이의 속성을 가지는 것으로 인식했다.

산신도. 충청남도 부여군 은산면 은산리에서 지내는 은산별신제(恩山別神祭)에 사용하였던 산신도이다. 백호(白虎)와 함께 장수(長壽)의 상징인 불로초와 복숭아가 그려져 있다. 우리 민속에서 호랑이는 산신으로 좌정(坐定)하거나, 산신을 보좌하는 동물로 나타난다. /국립민속박물관

용맹함, 슬기로움, 고독과 은둔의 상징으로도 평가되지만 동시에 성격이 사납고 급하며, 참을성이 부족하다는 평도 동반된다.

호랑이띠에 태어난 사람은 주체적 성향이 강해 남의 밑에서 일하기를 싫어하며 지는 것도 참지 못한다고 한다.

이러한 자신만만함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여유를 주어 대체로 만인을 통솔할 수 있는 재능을 타고났다고 전해진다.

호돌이. 1988년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제24회 하계올림픽 경기대회의 공식 마스코트인 호돌이이다. 호돌이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호랑이를 활용하여 만들었다. /국립민속박물관

한편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여 일에서 실패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타고난 충동성과 원기 왕성함 때문에 참을성 없이 행동하는 경향이 있고 매사에 서두르고 속전속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 사업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호랑이띠인 사람은 의심이 많으며 주저하는 성격을 가진 것으로도 인식되기도 한다.

수호랑. 2018년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제23회 동계올림픽 경기대회의 공식 마스코트인 수호랑이다. 수호랑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호랑이를 활용하여 만들었다. /국립민속박물관 

설화에서 호랑이는 의협심이 강하며 은혜를 보답할 줄 아는 동물로 등장한다. 그래서 호랑이띠인 사람은 정의롭고 관대하며 타인의 도움에 반드시 보답한다고 한다. 나아가 남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고자 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솔선수범하여 일을 마무리 하는 책임감을 지녔다고 한다.

한편 호랑이는 자신이 쫓던 먹이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비추어, 호랑이띠인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여 일에서 실패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타고난 충동성과 원기 왕성함 때문에 참을성 없이 행동하는 경향이 있고 매사에 서두르고 속전속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 사업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호랑이띠인 사람은 의심이 많으며 주저하는 성격을 가진 것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호랑이띠와 관련된 다양한 속설도 전해내려 오고 있다.

호랑이띠가 있는 집안에서는 짐승이 잘 자라지 못한다고 하는데, 이는 가축들이 호랑이의 기운에 눌려있거나 호랑이의 먹이가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인교, 가마덮개. 혼례를 마친 신부가 시댁에 타고 가는 가마이다. 액(厄)을 막아주는 의미로 지붕에 호랑이 가죽이나 호랑이 가죽 무늬가 있는 덮개를 얹었다. /국립민속박물관

또 호랑이띠끼리 만난 부부는 금실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 이는 주체적인 성격을 가진 부부간에는 필연적으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호랑이띠 남자는 밤중에 낳은 것이 좋으며 여자는 그 반대의 경우가 좋다고 한다. 이는 호랑이의 야행성으로 인해 밤중에 그 기운이 가장 왕성하기에 남자에게는 어울리고 여자에게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호랑이와 관련된 속담도 많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어떠한 일이 공교롭게 맞아 떨어질 때를 일컫는 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어려운 일을 당하더라도 침착하게 대처하면 해결할 수 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는다(뜻하는 바를 이루려면 위험을 이겨낼 용기가 필요하다) 등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