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진순 수필가

대망의 임인년 새 아침이 밝아온다. "카톡" 방을 가득 채운 희망의 메시지가 풍성하다.

코로나 19로 꽁꽁 얼어붙은 거리는 추운 탓도 있겠지만 한산하다. TV의 뉴스를 보고 신문을 읽으며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대선을 앞에 두고 어떤 분을 대통령으로 모셔야 할지 물음표를 찍는다. 거짓말이 판을 치고 신뢰는 사라져 버리고 온통 불신만 가득 전해 올뿐 희망이 보이질 않으니 어쩌란 말인가. 과연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누가 될 것인가.

새로운 세상은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로서 강하면서 부드러운 리더쉽으로 백성을 보듬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기를 원하지만. 먹고 먹히는 동물의 세계를 보는 기분이 드는 연유는 무엇일까,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사람이 죽어나가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지켜보고 있다. 정부는 손을 쓸 수 없는 허수아비란 말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사람이니까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반성하고 뉘우치며 사과를 하면 죄는 용서 받을 수 있겠지만 진심어린 사과처럼 느껴지지 않는 연유는 무얼까.

머리가 복잡해지며 눈감고 귀 막고 벙어리처럼 살아야 하건만 그것 또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아들딸들이 연휴에 어미생일이라고 내려 왔다. 오미크론 때문에 긴장하며 보낸 시간이지만 1박 2일 동안 즐거운 만남을 보냈다.

새로 태어난 손녀딸의 천사 같은 모습에 "싱글벙글" 축하의 메시지를 전한다. 조카들 준다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솜사탕 만드는 기계를 사고, 온갖 것을 다 집어넣고 가짜 돈을 넣고 뽑으면 인형이며 화장품 장난감들을 얻을 수 있는 뽑기 기계도 사왔다. 물질 만능 시대임을 실감하면서 아이들이 노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원하면 무엇이든 얻을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보고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 부모님 손잡고 학교 운동장에서 솜사탕 기계를 빙 둘러싸고 돈 주고 사먹던 그 신비한 장면을 상상 해보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솜사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다 한입 먹었던 솜사탕 맛은 달콤했다.

난 손자 손녀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애들아 이기계 가지고 솜사탕 장사를 생태 공원에 가서 하면 어떨까. 하니 중학생인 손자는 할머니 저는 이 기계를 팔러 가고 싶은데요. 한다. 이렇게 생각의 범위가 달랐다.

아이들이 솜사탕을 만들며 노는 동안 세상 참 많이 변했다며 아들딸들과 지난 일들을 떠 올리며 웃음꽃을 피웠다.

추억이 가득 담긴 유년의 뜰에서 아들딸들이 오순도순 모여 고기를 굽고, 찌개를 끓이고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바라보니 만감이 서린다. 텔레비전에서 박원숙의 모여 삽시다. 프로 보다 더 즐거웠다.

언니 오빠들이 아이들 키우며 쓰던 물건 유모차며 자전거 방안에서 노는 의자들이며 장난감을 대물림해서 쓰는 만내 딸이 낳은 천사는 새근거리며 잠을 잔다. 인 꽃만큼 더 예쁜 꽃은 없다.

비록 코로나로 얼어붙은 세상이나 가족만큼 믿을 수 있는 더 좋은 사람은 없지 않는가.

이진순 수필가
이진순 수필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우리 집처럼 나라를 걱정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심탄회하게 주거니 받거니 나라를 걱정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래도 안심이 되었다. 다가오는 대선엔 그래도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가 십자가를 져야 하지 않을까.

인간은 모두 이기적이다. 슬기롭고 지혜롭게 그러나 나보다는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분을 대통령으로 섬길 수 있도록 해달라고 두손 모아 새해 소망을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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