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영철 ESD㈜ 대표·㈔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

코로나 거리두기가 강화되어 시행되고 있다.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는 4단계 수준의 방역수칙이 적용되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 목욕장업,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등은 영업시간이 밤 9시까지만 허용되면서 이용자들과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연말연시 특수는 실종되고 매출 감소에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에서 자영업자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도 구체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방역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과 보건소 직원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위드 코로나 시행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의료진과 보건소, 소방·경찰 등의 현장 대응인력들은 집단 감염의 확산 방지나 방역효과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주시와 인접해 있는 한 지자체의 보건소 직원들의 방역 대응상황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보는 기회가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방역 업무의 급증과 인력부족 등으로 지자체 보건소의 경우 신규 인력들이 대거 배치되어 근무하고 있다.

확진자 심층 조사와 환자 이송, 접촉자 조사, 자가격리 분류 및 관리, 선제적 검시 신행 등이 주요 업무다.

기초적인 업무 교육을 받고 현장에 곧바로 투입된 신규 인력들은 주말과 휴일도 없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보건소 코로나 업무는 생각보다 많고 힘들다.

가장 많은 업무는 코로나 역학조사 및 검사 업무다.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호흡기 전담클리닉이 설치되어 있는 컨테이너에서 역학조사를 받아야 한다. 이름, 주민번호, 주소,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알려준 뒤 검체 채취를 받아야 한다. 평일은 오전 9시30분부터 5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검사를 진행한다. 코로나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하면 보건소 외부 천막에서 검사하게 된다.

코로나 방역업무에 투입된 직원들은 강추위 속에 끼니를 거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1주일에 하루의 휴식 시간이 있지만 밀린 업무 처리로 그동안의 쌓인 피로를 제대로 풀지 못한채 다시 현장에 투입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힘들게 하는 것이 주변의 시선이다. 반복되는 중노동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보건소 직원들은 따뜻한 위로의 말 보다는 주민들의 짜증을 지친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식사도 문제다.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지만 미혼의 젊은 신규 공무원들의 아침밥은 엄두를 낼 수 없다. 간단한 시리얼만 해도 진수성찬이다.

오랜 습관 탓인지 대부분 아침밥을 거른다. 출근해서 현장업무를 보다 보면 점심시간인데, 구내식당의 음식은 죽을 맛이다. 멀건 국에 허접한 반찬 서너개가 전부다. 배는 고프지만 먹을 것이 마땅치 않다.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고 허전하다. 이 지자체의 보건소 구내식당 단가는 3천500원. 식당 운영도 빡빡한데, 영양가 높은 맛있는 반찬을 준비하기가 힘들 것이다.

젊은 공무원들의 입맛에도 맞지 않지만 너무 빈약한 식사에 오후내내 계속되는 방역 업무만 더 고되다. 간부들에게 이같은 상황을 얘기해 봐야 소용이 없다. 대부분의 간부들은 외부 식사가 많기 때문에 이같은 구내식당의 열악한 실정을 잘 모른다. 이 때문에 구내식당 문제를 꺼내들 수 없다. 젊은 직원들의 불만으로만 비쳐질 수 있다.

젊은 공무원들은 짬을 내서 편의점을 찾는다. 햄버거와 김밥으로 배고픔을 달래지만 자괴감이 든다고 한다. 수년간 열심히 공부해서 공무원으로 임용됐는데, 기대와는 전혀 다른 근무환경에 낙심하게 된다.

사진을 찍기 위해 가끔 정치인들이 방문하는 것도 불만이다. 이들의 근무환경에는 신경쓰지 않고 자신들의 홍보를 위해 방역현장을 활용한다.

시장,군수,구청장도 보건소 구내식당의 열악한 환경은 잘 모른다. 이곳에서 보건소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 한 단체장은 몇 명이나 될까.

 김영철 ESD(주) 대표·(사)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br>
 김영철 ESD(주) 대표·(사)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

방역현장 일선의 근무자들을 격려한다고 하지만 직원들의 식사와 잠깐의 휴식을 위한 환경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젊은 공무원들은 단가를 인상하더라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조리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단가 인상이 힘들면 식수 인원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맛있는 음식을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색내기 위문 보다는 방역현장의 근로자들이 잠깐의 휴식시간인 점심시간이 기다려 지는 근무환경의 개선이 어떨까 싶다.

당장 내일이라도 시장,군수, 부단체장들은 보건소 구내식당을 찾아 보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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