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충북은 지난해 투자 13조5천억 원, 기업유치 600여 개라는 성과를 거뒀다. 동시에 31조 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을 달성하면서, 경제성장률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에 이에 두 번째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투자유치 우수 지자체'에 선정됐다. 장관 표창을 받은 영예(榮譽)를 얻으며, 대한민국 경제에서 충북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충북경제는 '오늘의 시대'가 원하는 'Big 3 산업'을 모두 품었다. 시스템반도체, 미래 자동차, 바이오 헬스 등 세계 일류 기업들이 모두 충북도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M15 반도체 공장 건설하며 80조 원의 낸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2020년 세계 시장 점유율 11.4%에 이어, 지난해는 13.6%까지 끌어올렸다.

LG솔루션의 오창공장은 차세대 배터리 핵심 거점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차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지정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지역경제의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바이오 분야의 셀트리온제약, 에스디바이오센서 등은 반도체, 배터리에 이은 충북의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충북 내 균형발전에도 기여해 '오송 ? 충주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계기가 됐다.

이외에도 태양광 분야 1위인 한화솔루션은 진천공장을 필두로 청주, 충주, 증평, 괴산, 음성이 함께 하는 전국에서는 최초로 광역형 태양광산업 특구를 탄생시켰다.

오늘을 사는 충북은 국내 어느 지자체와 비교해도 부러움이 없다. 시대가 원하는 산업의 일류 기업이 모두 충북에 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동안 충북은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투자유치 100조 원, 기업유치 7천600개, 고용인원 27만 명을 만들어 내며, 시쳇말로 '잘나가는 지자체'다. 충북의 지역내총생산(GRDP, 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은 67조 원 규모로 성장했고, 도민 1인당 GRDP도 10년 전 2천600만 원에서 4천2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수치로만 보면 경기도와 비교해도 앞선다.

이제 충북은 내일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내일을 살아야 하는 세대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물려줘야 할까?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토스(비바리퍼브리카), 야놀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최근 10년 동안 매출, 고용인원, 기업가치 등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비상장 스타트업이다. 동시에 이들 모두 싱가포르투자청(GIC, Government of Singapore Investment Corporation)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다.

약 240조 원의 운용기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GIC는 싱가포르의 국부 펀드다. 지분 100%를 싱가포르 정부가 소유하고 있지만, 민간회사 성격이 짙다. 덕분에 의회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용된다. 그래서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기관이라고 국제 시장으로부터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Pandemic)으로 관광산업에 의존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과 싱가포르와의 차별점을 여기서 엿볼 수 있다. 지난 2005년 기획재정부의 100% 지분으로 설립된 우리나라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도 싱가포르투자청의 모델로 만들어졌다.

최근 서울시는'서울 투자청'설립을 선언하며, 세계 속 서울의 청사진을 밝혔다. 세계 5위 금융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외국인투자, 기업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서울국제금융오피스'를 조성해 기업에게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최고 70%까지 임대료를 지원한다. 또한 법률, 회계상담, 컨설팅 등을 지원해 창업을 위한 원스톱 계획을 알렸다.

지난해 충북은 2만7천586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정확히는 13조5천182억원의 투자와 645개의 기업유치가 만들어 낸 산물이다. '4억9천만원 투자해야 일자리 한 개가 생긴다'는 말이다. 그것도 지금 시대의 가장 유망한 산업인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이 만들어 낸 일자리다.

지난해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된 쿠팡은 국민연금 가입 정규직원 수가 5만9천명이 넘는다. 전년 대비 약 1만명 증가했다. 전체 고용 기준으로만 보면 삼성전자 11만1천여명, 현대차 6만8천500여명에 이어 국내 3위 규모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통계만 보더라도 새로운 일자리의 대부분은 스타트업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지자체도 사람처럼 생애주기가 있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성숙기를 거쳐 쇠퇴한다. 그리고 다시 태동하고 성장하는 것을 반복한다. 충북은 지금 성장기의 최고점에 있다.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이럴 때일 수록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 첫 번째 걸음은 '충북 창업투자청'일 것이다. 일반적인 투자청은 '장치산업, 대기업 모시기'의 연장선에서 많은 지자체들이 우후죽순(雨後竹筍)으로 설립할 것이다. 충북은 '창업투자청'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를 차별화해야 한다.

지난 10년간 충북경제는 유망기업 유치로 과실을 맛봤다. 기술과 자본, 인건비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서, 이제 '창업투자청'으로 바통(baton)을 이어받아 새로운 과실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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