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장병갑 사회경제부장

청주시 인사 시스템은 충북도내 다른 자치단체에 비해 조금은 독특하다. 지난 2014년 7월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에 따라 인사 시 청주시 출신과 청원군 출신 직원들을 서로 안배해 배치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당시 상생발전방안에 따라 한 지역이 차별 받지 않도록 인사명부를 청주, 청원 출신별로 따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초 청주시 출신에서 발생한 승진요인은 '청주시 출신'이, 청원군 출신에서 발생하면 '청원군 출신'이 그 자리를 이어받는 체계다.

가뜩이나 복잡한 인사 체계에서 청주 출신 근무성적평정 1·2순위가 누군지, 청원 출신 1·2순위가 누군지 더욱 복잡 미묘하다. 이러한 소위 '계통인사' 시스템은 올 상반기 일단락된다. 통합 후 8년간 한시적으로 유지키로 했기 때문이다. 일단 오는 6월 30일 이후 단행되는 인사에서 이 같은 인사 시스템이 완전히 없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청주시는 6급 승진을 해도 자리를 옮기지 못한다. 6급이면 팀장 보직을 받아야 하지만 자리는 한정돼 있어 무보직 근무를 한다. 이것도 충북도내 자치단체 중 청주시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처럼 보직을 받지 못한 직원이 150여명이 이른다고 한다. 같은 6급인 팀장 밑에서 당사자도, 팀장도 답답할 뿐이다. 오죽했으면 승진했을 때보다 2~3년 무보직으로 근무한 후 보직을 받았을 때가 더 좋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러나 이 같은 인사적체가 해소되기 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근무성적평정에 목매고 승진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일하는 조직문화보다는 승진에 유리한 자리를 찾고 상급자의 눈에 들기 위해 애쓴다. 이로 인해 청주시 인사가 단행될 때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으로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뜻이다. 청주시뿐만 아니라 많은 기관, 기업 등 다양한 조직에 모두 적용되는 말이다. 일하는 사람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한 명의 직원이 조직을 성공으로 이끌기도 하지만 한 명의 직원 때문에 실패하는 조직도 있다.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하지 않은 인사를 경험 직원들은 결국 조직을 등지게 된다. 이는 조직을 해치고 전체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을 뻔하다.

장병갑 사회경제부장
장병갑 사회경제부장

인사는 직원의 업무 성과에 따라 결정돼야 하고 모든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진행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객관적이고 뚜렷한 기준에 따라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 모든 일은 법과 원칙에 의해 준비하고 공평하게 처리하면 원성이 없다. 인사도 같은 논리다. 인사재량권이 인사권자의 권한이라고 하지만 기준과 원칙에 벗어나고 공정하지 않다며 이는 '남용'이다. 연공서열에 연연해하거나 일하지 않고 실·국장에 줄서기나 하는 직원이 있다며 철퇴를 가해야 한다.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고 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과 여건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조직의 혁신이며 인사의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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