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석민 충북법무사회장

한명회는 천순(天順) 정축년 가을에 상당군(上黨君)에 봉(封)해졌으며, 신사년에 상당 부원군에 봉해졌다. 청주의 땅을 하사받는데 상당(上黨)이다.

조선 전기의 정치인 한명회는 드라마 조선왕조오백년에서 "내 손안에 있소이다!"는 말로 전 국민에게 알려졌다. 또한 상당이란 이름 그 자체는 예로부터 중요 격전지였다. 전국시대 상당(上黨)은 진나라가 40만 장병을 몰살한 장평대전의 원인이 된다. 상당이란 이름이 가진 팔자가 있는 모양이다. 상당은 올해 다시 격전지로 떠올랐다.

상당은 이미 깃발이 날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지냐 실익이냐 출전에 대한 고민이고, 국민의 힘은 누가 장수로 나설 것이냐의 문제인데, 얼마 재선거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힘의 예상 후보 두 명의 지지도가 압도적이었다.

과연 민주당은 출전하지 않을까? 대답은 글쎄요. 승산이 높지 않고 대선에 악영향을 피할 수 있지만, 6월 지방선거를 생각하면 출전할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있다. 또 출전 못하는 장수들이 하늘만 쳐다보고 가만히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대선의 큰물이 작은 물을 휩쓸고 가니 대선 후보의 지지도가 결정할 것이라며 출전을 외칠 것이 분명하다. 민주당의 숨은 뜻은 명분을 쌓기 위해 숨 고르기를 하면서 만만한 상대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전략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국민의 힘에서 아무나 나가도 이길 수 있을까? 대답은 글쎄요. 재선거이니 압승이라는 의견이 있으나 상당의 인구 분포는 과거와 많은 변화가 있고, 싸움은 해 봐야 알고 선거는 치러봐야 아는데 국민의 힘이 차지할 것이라는 장담은 쉽지 않다. 결국 장수가 누구냐가 승산을 결정할 것이다.

그런데 누가 돼야 할까? 먼저 정치 일색(一色)이 백성에게 유리한지 질문을 던져본다. 그동안 청주는 일색이었다. 모든 정치인이 같은 문(門)에서 나왔다. 도지사, 교육감, 시장, 국회의원도 일색동문(一色同門)이다. 2021년 청주여중생 사건은 전국 10대 치안 사건이지만 어느 정치인도 이에 대한 관심도, 아동학대, 친족 성폭행에 대한 대책도 없었다.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은 이유는 경쟁치 않아도 청주는 "우리 손안에 있소이다"는 일색의 건조함 때문이었다. 백성에게 유리하지 않다.

상당부원군 한명회는 "내 손안에 있소이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권력을 오랜 가진 자의 특징이다. 그러나 한명회는 권력은 얻었으나 민심을 얻지 못하였다. 올해 상당 재선거에서 후보들은 국회의원을 권력으로 생각하거나, 상당이 내 손안에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br>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

상당은 누구의 손에도 있지 않다. 굳이 말하면 상당은 어떤 주인도, 터줏대감도 필요치 않다. 상당은 상당의 민심이 좌우할 것이고, 백성은 민심을 대표하는 사람이 선택할 것이다. 임인년 새해 벽두 그 소리가 요란하다. "상당은 뭇 백성의 손안에 있소이다!" 정치 1번지 상당은 올해 정치 변화의 1번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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