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대·실업팀 정규 연습시간 편성 전국체전 도전"

오세억 충북검도회 회장 /김명년
오세억 충북검도회 회장 /김명년

[중부매일 장병갑 기자] 오세억 충북검도회장은 우리나라 검도계에서 전설적인 인물이다. 67년 전인 고등학교 때 처음 잡은 검을 85세 고령의 나이임에도 아직 놓지 않고 있다. 14대와 17대 충북검도회장에 이어 이번에 22대 회장에 취임한 오 회장을 만나 검도인으로서의 삶과 충북검도회 발전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중·고·대·실업팀 선수들이 함께 연습하는 시간을 마련해 다시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이루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검도의 산증인 오세억 회장이 지난해 말 22대 충북검도회장으로 취임했다.

제14대와 17대 회장을 역임한 후 오세억 회장은 이번이 3번째 회장 취임이다.

오 회장은 최근 잠시 소란스러웠던 충북검도회의 화합과 전국 최강이던 충북검도의 위상을 세우겠다는 각오다.

"올해 나이가 85세로 회장할 나이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 충북검도회에 불협화음이 있었고 이를 화해시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특히 청주시청 실업팀을 중심으로 대학부, 고등부, 중등부 선수들이 함께 연습을 하는 정규시간을 마련해 선수들의 기량을 높여 전국체전 우승을 다시 이루고 싶다."

오 회장이 처음 검도를 접한 것은 67년 전인 고등학교 2학년 때다.

청주고 2학년 재학 당시 청주경찰서 상무관에서 무료로 검도지도를 해 준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도사범이신 이교신 선생님으로부터 지도를 받으며 처음 검도를 시작하게 됐다.

당시만 해도 학생 검도가 없을 때였다.

오 회장이 학생검도를 처음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 회장 스스로가 학생 검도의 '시조'라고 부르는 이유다.

"검도를 시작하고 이듬해인 1957년 열린 38회 전국체전에 검도종목이 처음 채택돼 학생 선수로 출전해 준우승했다. 이어 1958년 청주대에 진학할 때 검도부가 창단, 그해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했다. 이후 충북검도는 전국 정상권을 유지했다."

대학 졸업 후 경찰에 입문, 경찰 실업팀 선수로 활약하는 등 오 회장이 전국체전에서 획득한 금메달만 9개다.

오 회장은 선수로서만 아니라 충북 검도가 더욱 성장하는데 큰 기틀을 세웠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팀을 모두 보유했던 충북에 유일하게 실업팀이 없었다.

이에 오 회장은 검도 실업팀 창단을 주도하게 됐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오 회장은 검도인 특유의 뚝심으로 이를 정면 돌파하며 지난 2000년 청주시청 실업팀을 창단하게 됐다.

"1999년 당시 이원종 충북지사로부터 검도 실업팀 창단을 위해 1억원의 예산 지원을 약속 받았다. 이에 나기정 청주시장을 만나 담판을 했다. 그러나 당시 시청 핸드볼팀이 해체된 상황에서 나 시장의 결심은 쉽지 않았다. 전국대회 우승을 내가 책임지겠다며 나 시장을 설득해 결국 창단키로 결정됐다"

그러나 실업팀 창단 직전 또 한 번 고비를 맞게 됐다.

청주시의회에서 창단에 필요한 예산이 삭감된 것이다.

"시의회에서 예산이 삭감된 후 시의장과 부의장을 만나 설득하게 됐다. 이들과 담판 후 극적으로 예산이 시의회를 통과하며 창단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청주시청 실업팀이 창단되면서 충북은 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실업팀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갖췄다."

청주시청 실업팀 창단 후 오 회장의 지도력이 또 빛났다.

오세억 충북검도회 회장 /김명년
오세억 충북검도회 회장 /김명년

오 회장은 당시 충북검도회장으로 중·고·대·실업팀 선수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자신이 직접 지도하며 훈련을 했다.

중학교 선수들은 고등학교 선수들과, 고·대학선수들은 실업선수들과 훈련하니 기량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면서 충북검도는 전국 최강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전국체전에서 충북검도가 종목 종합우승을 하며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고·대·일반부 모두 우승한 것이다. 이 같은 전국체전 4연패는 전무후무한 일로 앞으로는 나오지 못할 대 기록이다."

오세억 회장은 검도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으로 꾸준한 검도수련으로 지난 1999년에 대한검도회에서 8단 범사로 수칭을 받았다.

오 회장은 검도계의 전설일 뿐만 아니라 부산소방본부장을 역임한 영원한 소방인으로 현재 대한민국 재향소방동우회 전국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현재까지 많은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 119구조대 창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경무관으로 승진해 내무부로 발령을 받아 예방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정호영 내무부 장관이 시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안을 내라고 했다. 이에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법을 참고해 119구조대 법안을 제안했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 현재의 119구조대가 창설됐다. 이때가 바로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이다. 다른 나라 119구조대는 사례비를 받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119는 다른 나라와 달리 사례비를 받지 않아 국민들에게 더 많을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오 회장은 검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체육계의 원로로 현재 조금은 침체된 듯 한 우리나라 체육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수능 중심으로 공부만을 강조하고 운동이나 학과수업 외의 음악, 미술, 컴퓨터 등 취미활동에는 아무런 혜택이나 평가가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좀 수정·보완돼 체육, 음악, 미술 등 학생들의 특기와 취미가 학업에 반영되도록 해 차세대가 심신이 건강하고 창의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