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편삼범 보령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장

보령화력 1·2호기는 1983년 12월과 1984년 9월 각각 준공해 35년 이상 우리나라 산업화와 경제 발전을 뒷받침했다. 노후석탄화력 조기 폐쇄 등 탈 석탄 정책이 도정 핵심사업으로 추진돼 보령화력 1·2호기폐쇄는 보령의 지역경제와 고용에 직격탄을 안겨줬다.

당인리발전소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서울 화력발전소로 1930년 준공된 석탄 화력 방식으로 건설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최초의 중앙 공급식 발전소다. 이같은 당인리발전소는 수도권 전력보급과 근대산업발전의 중추적 역할이라는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에 서울 미래유산으로 등재됐고 지금은 새로운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지하 발전소와 지상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되는 당인리발전소는 벌써부터 새로운 '서울의 랜드 마크'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창작발전소'로 탈바꿈해 생활체육시설·도서관·박물관·공연장은 물론 한강수변공간과 연계된 복합문화벨트를 형성, 지역주민의 문화예술 체험 및 휴식과 힐링 공간을 제공하는 새로운 서울의 상징물로 기대를 모으는 것이다.

개관(2000년 5월 12일) 10여년 만에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성장한 테이트 모던은 템스 강변의 뱅크사이드(Bankside) 발전소를 새롭게 리모델링한 곳으로 2차 세계대전 직후 런던 중심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세워졌지만 공해문제로 이전 1981년 문을 닫은 상태였다. 테이트 모던의 한해 관람객 숫자는 뉴욕 MoMA(280만 명), 파리 퐁피두센터(350만 명)를 뛰어넘는 470만 명으로 세계의 새로운 명소가 됐다.

이같은 사례와 비교해보면 보령화력 1·2호기도 폐쇄보다 산업유산, 문화 창작 공간으로서 보전 가치가 충분하다. 서해의 낙조와 바다 그리고 섬을 한눈에 볼 수 있고 굴뚝하나 자체만으로도 테이트 모던과 서울 당인리발전소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고 본다.

백범 선생은 광복된 조국이 문화의 강국으로 세계의 평화에 기여하기를 염원했다. 높은 수준의 문화가 인류의 마음 바탕, 즉 '인의(仁義), 자비, 그리고 사랑'을 배양하기 때문이다. 인류의 정신을 배양하는 문화가 없으면, 경제력, 과학기술력, 군사력이 발달해도 불행해 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편삼범 보령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장
편삼범 보령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장

보령화력1·2호기 조기폐쇄에 앞장선 양승조 충남지사가 런던의 '테이트 모던'과 '베러씨 파워 스테이션'을 잇따라 방문해 폐발전소 활용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우리도 폐쇄된 보령화력 1·2호기를 어떻게 폐쇄 전보다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지 모두의 지혜를 모아 대처할 때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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